오초아와 첫날 대결서 완승…김송희 단독 선두
한국여자골프의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가 호랑이 굴에서 버디쇼를 펼치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신지애는 13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골프장(파72.6천638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에 보기 2개를 곁들여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7언더파 65타로 첫날을 마친 김송희(21)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오른 신지애는 시즌 네번째 우승의 발판을 놓음과 동시에 아시아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 147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신지애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고 골프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143점)가 8위 밑으로 떨어지면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로 31년만에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석권하는 위업을 달성한다.
대회가 열리는 과달라하라는 신지애의 경쟁자 오초아의 고향. 하지만 신지애는 호랑이 굴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정교한 샷으로 새로운 여제의 등극을 예고했다.
신지애는 티샷 비거리가 250야드에 미치지 못했지만 단 한번도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았고 그린 적중률을 89%까지 높였다.
7번홀까지 버디 4개를 쓸어담으며 질주하던 신지애는 8번홀(파3)에서 1타를 잃고 주춤했다.
하지만 신지애는 10번홀(파5)에서 세번째 샷을 홀 1m 이내에 붙여 가볍게 1타를 줄인 뒤 12번홀(파4)과 13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16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잃은 신지애는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려 연속 보기를 적어낼 위기를 맞았지만 벙커샷을 홀 옆 2.5m에 떨어뜨린 뒤 파퍼트를 집어넣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반면 오초아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오초아는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로 공동 13위에 머물렀다.
오초아는 고향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았지만 작년 이 대회에서도 한번도 60대 타수를 기록하지 못했던 악연을 떨치지 못했다.
김송희는 보기없이 버디 7개를 쓸어담는 맹타를 휘둘러 LPGA 투어 첫 우승을 향해 나아갔고 US여자오픈 우승자 지은희(23.휠라코리아)도 4언더파 68타로 공동 5위에 자리했다.
폴라 크리머(미국)와 마리아 호세 우리베(콜롬비아)도 5언더파 67타를 쳐 신지애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우승 경쟁에 불을 붙였다.
최태용 기자 c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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