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플레이만 하려고 노력”…위성미 2위
여자 유러피언 투어(LET) 초청장을 받아들고 2009 시즌 마지막 대회 장소인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로 건너갈 때만 해도, 그는 그곳 무대에선 낯선 이방인이었다. 육중한 체구에 호쾌한 장타를 휘두르는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 로라 데이비스(영국) 등 거구들이 즐비한 유럽무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통산 2승을 거둔 그였지만, 1m60 작은 체구의 이 코리안의 존재감은 작아보였다. 1라운드 2언더파 70타 8위. 출발도 아주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그는 선두권에 포진하며 주목을 끌었고, 결국 대회 뒤에는 유럽무대의 새로운 강자가 돼 있었다.
1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에미레이츠골프클럽(파72·6412야드)에서 열린 오메가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총상금 50만유로) 마지막 4라운드. 김인경(21·하나금융)이, 뒤늦게 발동 걸린 미셸 위(20)의 거센 추격을 3타차로 따돌리고 유럽 무대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기록했다. 우승상금 7만5000유로(1억2800만원).
1988년생 세리 키즈의 일원인 김인경으로서는 2007년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 데뷔해 지난해 첫 우승(롱스 드럭스 챌린지), 지난 6월 2승째(스테이트 팜 클래식)을 올린 뒤 다시 들어올린 우승트로피였다. 김인경은 경기 뒤 “우승해 너무 흥분된다. 미셸 위가 13번홀까지 버디 5개를 잡으며 추격해온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의 플레이만 하려고 노력했고 결국 해냈다”고 좋아했다.
지난 11월 엘피지에이 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프로 데뷔 뒤 첫 우승을 차지했던 미셸 위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대회였다.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7개 잡아내며 17번홀까지 김인경을 2타차로 압박했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세컨드샷을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추격에 제동이 걸렸다. 그래도 5만750유로(8600만원)의 두둑한 상금을 챙겼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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