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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여 안녕~ 돌아와서 행복한 원조얼짱 버디퀸

등록 2010-03-18 20:28수정 2010-03-18 23:13

홍진주(27·비씨카드)
홍진주(27·비씨카드)
[36.5℃ 데이트] 골프선수 홍진주
혈혈단신 LPGA행 외로움에 귀국 결심
팬들 관심 ‘싱글벙글’ 월드비전 후원약속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복’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그린과의 싸움보다 외로움과의 투쟁이 더 힘들게 느껴졌다. 보통 한 대회 3~4라운드를 치르고 나면 밀려드는 피곤함과 아쉬움 …. 그러나 그 무엇 하나 달래줄 대화 상대가 없었다. “다른 선수들은 아버지다 어머니다 해서 동반 가족이 있었는데, 전 그렇지 못하고 혼자 삭일 수밖에 없었어요.” 외동딸인데다 대학 1년 때 아버지를 여읜 그였다.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한 한 그였기에 외로움은 더해만 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도 고갈돼 갔다. 투어 대회 간 이동거리도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힘겨운 미국 투어 생활을 접고 지난해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혜성처럼 등장해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얼짱골퍼’로 유명세를 탔던 홍진주(27·비씨카드). 4월7일로 예정된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2010 시즌 개막전(김영주골프 여자오픈)을 앞두고 화려한 국내 복귀전을 준비중인 그를 지난 11일 수원의 태광컨트리클럽 연습장에서 만났다.

■ 돌아온 ‘무서운 왕언니’ “주위에서 오랜만에 저의 경기 모습 보러 오겠다고 난리들이네요.” 그런 시선이 못내 부담스럽나 보다. 그러나 당당히 ‘시즌 3승’을 목표로 내세웠다. “앞으로 25개 투어 대회가 예정돼 있는데, 다 뛸 생각입니다. 물론 우승을 못 할 수도 있어요. 골프란 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것,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잖아요. 톱10에 많이 들어야죠.”

평균 250~255야드 나가는 드라이버샷이 그의 강점. “원하는 대로 칠 수 있어요. 제일 편한 샷이에요. 퍼팅은 그동안 잘 되든 안 되든 자신이 없었는데, 요즘은 잘 돼요. 자신감도 생겼구요. 기대해주세요.”

20대 중반을 훌쩍 넘어섰기에 이제 국내 투어에서는 고참이 됐다. 주위에선 그를 ‘무서운 왕언니’라고 부른다. “제가 좀 차갑잖아요.” 그러나 강력한 우승 경쟁자인 후배들에 대한 애정 또한 깊어 보였다. “서희경, 유소연 등 젊은 선수들이 스타성을 갖추고 너무 잘해주니 여자프로골프 인기가 좋잖아요. 저희들한테도 좋은 거구요.”

■ 힘겨웠던 미국 생활 2003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정회원이 된 홍진주는 이듬해부터 3년 동안 통산 2승을 거뒀다. 특히 2006년 10월 경주에서 열린 엘피지에이 투어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 왕관을 차지하며 일거에 미국 투어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미국에 가서도 짱짱한 실력을 보여준 그였지만 우승트로피는 쉽사리 다가오지 않았다. 2008년 에비앙 마스터스 4위가 최고 성적. 무엇이 그렇게 안 됐을까? “경쟁이 너무 심해요. 140명 넘는 선수 실력도 엇비슷하구요. 코스 세팅도 한국과 너무 달랐어요. 러프는 억세고, 그린도 엄청 빠른 편이고 …. 쇼트게임이 안 되더라구요. 한국에서도 늘 쇼트게임 위주로 연습하는데, 정복이 안 되네요.”



홍진주는 누구
홍진주는 누구
■ 월드비전 마크를 달고 지난해 11월 시드전(10위)을 거쳐 올해 국내 투어에 복귀하면서 비씨카드와 헤지스골프(엘지패션)로부터 2년 동안 든든한 후원을 받게 된 홍진주는 오른쪽 소매에 세계적 구호단체인 ‘월드비전’ 로고를 달고 뛴다. 나눔 동참을 위해서다. “다들 스폰서 마크 달고 뛰는데, 이런 경우는 제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동안 저는 어떻게 보면 사랑을 많이 받은 거잖아요. 받기만 했는데 남을 위해 줄 게 없더라고요. 텔레비전을 통해 월드비전을 알게 됐어요.” 버디 1개 잡을 때마다 3만원씩 적립해 연말에 월드비전에 기부하기로 했다. “버디 많이 하면 우승도 하고 어려운 이웃도 돕고, 일석이조인 셈이죠.”

■ 즐기는 골프 선수라면 우승 욕심은 당연지사. 골프 치는 그의 목적과 철학은 뭘까? “골프도 일인데 당연히 스트레스 받죠. 그런데 상금 욕심이 지나치면 스스로 무너지잖아요. 즐기면서 골프하려 해요. 그래야 오래 할 수 있잖아요. 부모님이 시켜 억지로 입문했는데, 어느 순간 즐기는 골프가 됐어요. 시합 나가고 자신을 보여주는 게 재밌어요. 긴장감도 즐기고요.”

끝으로 ‘얼짱골퍼’라는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그런 말 안 썼으면 해요. 저 혼자면 좋은데, 요즘 나오면 다 얼짱이잖아요. 같이 섞이기 싫어요.”

수원/글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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