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33·토마토저축은행)
어디서나 늘 웃는다. 보기를 해도 자책하며 화내지 않고, 버디를 잡아도 큰 티를 내지 않는다. 주위에선 이런 그에게 ‘스마일 가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게다가 강심장도 이런 강심장이 없다. 우승 기회를 잡으면 좀처럼 놓치지 않는다. 챔피언조에 들면 중압감 때문에 샷이 흔들릴 법한데 그렇지 않다. 1년5개월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고 프레스룸에 나타난 그는 “긴장하고 치는 걸 워낙 좋아한다. 오늘 경기는 굉장히 재미있었다. 앞의 조 선수들 스코어 물어보고 공격적으로 칠지 아닐지 판단했다. 후반엔 파로만 지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20대에 눌리는 30대’, ‘왜 30대 선수는 없느냐’는 소리를 많이 들어 동계훈련 때 이를 악물었다”고 시즌 첫 우승 이유를 설명했다. 프로 10년차 김형태(33·토마토저축은행·사진)가 여유와 노련함이 묻어나오는 실력을 뽐내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10 시즌 개막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1일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링크스컨트리클럽(파72·7076야드)에서 열린 2010 한·중 투어 케이이비(KEB) 인비테이셔널 1차 대회(총상금 4억원) 4라운드. 공동 2위 그룹에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김형태는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우승상금 8000만원. 2006년 하나투어 몽베르투어 챔피언십에서 처음 우승한 뒤 통산 4승째. 강성훈(23·신한금융그룹)이 선두에 4타 뒤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7년 투어 데뷔 이후 우승 없이 통산 6번째 2위로 지독한 징크스에 울었다. 챔피언조에서 김형태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박은신(20·캘러웨이골프)은 공동 3위(6언더파 282타), 재미동포 존 허(20·팬텀)는 10위(2언더파 286타). 한국프로골프협회 정회원이 된 뒤 첫 대회에 출전한 ‘앙팡 테리블’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은 4언더파 284타 7위. 9번 홀(파4홀)이 이날 승부의 백미였다. 2위 그룹이 3타 차로 압박해오는 순간, 김형태는 9m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팅을 보란 듯 성공시키며 추격자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이 버디로 2위 그룹을 4타 차로 따돌렸고, 11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상하이/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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