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대회 흡수 방침에 반발
국내 남자 프로골프 선수들의 심기가 불편하다. 지난해 새로 출범한 원아시아 투어 때문이다. 17일 막을 내린 유진투자증권오픈 대회 기간 중에는 원아시아 투어를 보이콧하겠다는 결의안이 담긴 연판장이 나돌았다. 이 대회 출전 선수 135명 대다수가 서명했다. 한국프로골프투어 선수회(회장 박도규)는 이번주 중 이 결의안을 대한골프협회와 한국프로골프협회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원아시아 투어는 지난해 한국, 중국, 호주 등 세 나라 골프협회가 만든 투어다. 3개국 선수 22명씩과 세계랭킹 250위 이내 선수 등이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수들은 원아시아 투어까지 생기면 대회 출전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다.
10억원 이상의 상금이 걸려 있는 국내 투어 메이저급 대회인 지에스(GS)칼텍스 매경 오픈, 한국 오픈, 에스케이(SK)텔레콤 오픈이 올 시즌 원아시아 투어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해마다 60~70명의 국내 선수들이 출전하던 이들 대회에 올해는 출전 가능 선수가 50명도 채 되지 않게 됐다.
대한골프협회는 “국내에서 열리는 원아시아 투어는 개최국 재량권이 있기 때문에 출전 선수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선수들은 “개최국 재량권이라는 것이 초청선수로 출전시키는 것을 뜻한다”며 “출전이 보장되지 않는 초청선수 규정만 믿고 원아시아 투어에 합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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