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챔피언십 동반 라운딩
‘호랑이 사냥꾼’ 양용은(38)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미국)는 올 시즌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양용은은 올 시즌 17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우승은커녕 톱10에 든 것도 두 차례에 지나지 않는다. 우즈 역시 ‘불륜 스캔들’ 이후 극심한 부진으로 270주 연속 지키고 있는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양용은과 우즈가 12일(이하 현지시각)부터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십 1·2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양용은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즈를 상대로 극적인 우승을 일궈내며 전세계 골프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3라운드까지 우즈에 2타 뒤지다가 마지막 4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쳐 오히려 3타를 잃은 우즈에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둔 것. 이 대회를 통해 양용은은 아시아 최초로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며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반면 우즈는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분루를 삼켰다.
하지만 우즈는 두 달 뒤인 지난해 10월 프레지던츠컵에서 양용은에게 곧바로 설욕했다. 미국 대표팀과 세계연합팀(유럽 제외)의 대항전인 이 대회에서 둘은 마지막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정면대결을 벌였고, 우즈가 13번 홀에서 무려 6홀 차로 대승을 거뒀다.
양용은과 우즈는 2006년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유럽골프투어 에이치에스비시(HSBC)챔피언스 대회에서 스트로크 플레이에 나란히 참가해 양용은이 우승을 차지했다. 우즈는 양용은에 막혀 대회 7연승이 좌절됐다. 그러나 둘은 당시 동반 플레이를 펼치진 않았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두 선수가 동반 맞대결을 펼치는 1·2라운드가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우즈는 전날 콜러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양용은이 주최한 ‘우승자 만찬’에서 “양용은 때문에 두 번이나 당했다”며 “하지만 세 번 실수는 더는 없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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