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애(23·세계투어).
KLPGA 데뷔 5년만에 첫승
4라운드 시작 전만 해도, 시즌 첫 우승을 노리는 서희경(24·하이트)과 시즌 3승에 도전하는 안신애(20·비씨카드)가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3라운드까지 10언더파 공동 선두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외의 ‘복병’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프로 데뷔 5년째를 맞은 무명 함영애(23·세계투어·사진). 그는 챔피언조에서 국내 최강 서희경·안신애의 기세에 전혀 주눅들지 않고 5번 홀(파3·135야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된 샷으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더 클래식 골프&리조트’(파72·640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넵스 마스터피스 2010’(총상금 6억원) 마지막 4라운드. 2005년 투어에 입회한 함영애는 홀인원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안신애와 조윤지(19·한솔)가 2타 차 공동 2위.
함영애는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했지만 2번 홀(파5) 버디로 상승세를 탔다. 이어 5번 홀 9번 아이언 티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며 우승 기회를 잡았고, 이를 놓치지 않았다.
함영애는 프로 데뷔 뒤 2006년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 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해 상금순위 59위로 올해 풀시드 확보에 실패했으나, 2010 정규투어 시드전 35위로 가까스로 투어에 합류했던 그였기에 이번 우승은 더욱 뜻깊었다.
함영애는 경기 뒤 ‘깜짝 우승’ 비결을 묻자 “그런 것은 없다”며 “준비된 우승을 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홀인원 상황에 대해선 “뒷바람이 약간 불어 피칭을 잡을까 하다가 9번 아이언을 쳤다”고 설명했다.
함영애가 이번 시즌 12번째 대회에서 올해 11번째 새로운 챔피언에 오름으로써 절대강자 없는 춘추전국시대 양상이 이어졌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기아클래식 우승 뒤 국내 무대에서 아직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서희경은 버디 4개에 더블보기 1개, 보기 3개로 흔들리며 지난 대회 챔피언 이보미(22·하이마트)와 함께 공동 7위(9언더파)로 마쳤다. 이정은(22·호반건설), 김자영(19·동아제약), 유소연(20·하이마트)이 공동 4위(10언더파).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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