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 포천시 일동레이크골프클럽에서 열린 ‘2010 엘아이지(LIG) 클래식’에서 우승한 배희경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2005년 신지애 이후 아마추어 챔피언 등장
폭우로 3라운드 취소…2위 안신애 “아쉽다”
폭우로 3라운드 취소…2위 안신애 “아쉽다”
29일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골프클럽(파72·6494야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0 엘아이지(LIG) 클래식’(총상금 3억원, 우승상금 6000만원) 마지막 3라운드. 아침부터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자 대회 관계자와 선수들은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봤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대회 스폰서로 나선 엘아이지손해보험 쪽은 발만 동동 굴렀다.
다행히 오전 잠시 비가 그쳐 샷건 방식으로 대회가 강행되는 듯했으나, 티샷을 한 지 얼마 안 돼 다시 장대비가 퍼부었다. 결국 고심 끝에 경기위원회는 낮 12시 3라운드 취소 결정을 내렸고, 2라운드까지 7언더파 137타를 기록한 아마추어 배희경(18·남성여고3)이 챔피언으로 결정됐다.
아마추어가 국내 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05년 9월 에스케이(SK) 엔크린 인비테이셔널의 신지애 이후 4년11개월 만이다. 올해 국가대표에 선발된 배희경은 중고연맹 대회인 스포츠조선배와 그린배에서 우승한 유망주다.
아마추어 한정은(17·중문상고3)도 2라운드까지 5언더파 139타를 기록해 안신애(20·비씨카드), 조영란(23·요진건설)과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국내 프로대회에서 아마추어가 1·2위를 한 것은 2004년 9월 하이트컵 여자오픈에서 박희영(당시 한영외고)과 안선주(당시 경화여고)가 연장전을 벌여 1·2위를 나눠 가진 이후 두번째다.
이날 경기가 취소되자, 시즌 3승을 노리던 안신애는 “우승 기회가 많이 오지 않는데 기회 자체를 잃어버려 너무 아쉽다”고 했다. 안신애는 6월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도 2라운드까지 공동 2위에 포진했으나 마지막 3라운드가 악천후로 취소돼 역전 우승 기회를 놓친 바 있다.
그러나 안신애는 상금 4725만원을 받아 시즌 상금 4억508만원으로 2위 양수진(2억6243만원)을 크게 따돌리고 1위를 굳게 지켰다. 안신애는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2위를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6개 대회에서 우승 2회, 2위 3회, 4위 1회 등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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