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오픈…이정은, 연장끝 시즌 첫 우승
여고생 장수연은 2벌타로 우승 눈앞서 쓴잔
여고생 장수연은 2벌타로 우승 눈앞서 쓴잔
마지막 홀 파세이브로 최종합계 9언더파 209타를 기록하며 첫 우승을 확정지은 장수연(16·함평골프고1)은 동료들의 물 세례를 받으며 좋아했다. 2주 연속 아마추어 국가대표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챔피언으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런 기쁨도 잠시. 경기위원회(위원장 김광배)는 15번 홀(파4)에서 장수연이 골프 규칙을 위반한 사실이 발견됐다며 2벌타의 징계를 내렸고, 결국 장수연은 7언더파 2위를 기록한 이정은(22·호반건설)과 공동 선두가 됐다.
장수연이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샷을 하는 순간 문제의 상황이 발생했다. 그의 앞쪽 2m 부근에 골프백이 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이것이 골프규칙 8조 2항을 위반한 것이다. ‘플레이 선의 지시’ 조항을 보면 “퍼팅 그린 이외의 곳에서 플레이어는 누구로부터도 플레이 선의 지시를 받을 수 있으나, 스트로크 하는 동안에는 플레이 선 또는 홀을 넘어서 그 선의 연장선 위에나 그 선 가까이에 아무도 세워 두어서는 안 된다. 플레이 선을 지시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놓아 두었거나 플레이어의 승인 아래 놓여진 마크는 스트로크 하기 전에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돼 있다. 이를 어길 경우 2벌타를 받게 된다.
장수연이 16번 홀에서 플레이하고 있을 때 규칙 위반에 대해 갤러리가 대회조직위원회에 제보를 했고, 경기위원회는 비디오 판독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
결국 18번 홀(파5)에서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벌어진 연장 승부. 장수연은 두번째 샷이 그린을 놓쳤고, 1.5m 남짓 파 퍼팅도 성공시키지 못하며 파를 기록한 이정은에게 다 잡았던 우승트로피를 넘겨주고 말았다.
5일 경기도 화성시 리베라컨트리클럽(파72·650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총상금 3억원) 3라운드는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우승트로피 주인공이 가려졌다. 이정은은 이날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무려 6타를 줄이며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3승의 감격을 누렸다. 우승상금 6000만원. 지난주 엘아이지(LIG) 클래식에서 국가대표 배희경(18·남성여고)이 우승한 데 이어 장수연도 이날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을 노렸지만 어이없는 실수로 눈물을 삼켜야 했다.
김하늘(22·비씨카드)이 3위(5언더파), 신인왕 후보 조윤지(19·한솔)는 4위(3언더파). 서희경(24·하이트)은 공동 8위(이븐파)로 밀려 이번 시즌 10개 국내 투어에서 1승도 올리지 못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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