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주
일본투어 3승째, 신인왕·상금왕 예약
“안: 안 되는 건 되게 만드는 여자!
선: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는 여자!
주: 주의 깊게 모든 걸 생각하고 모든 걸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여자! 완벽하지는 않지만 노력하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중인 안선주(23)의 미니홈피 메인 화면엔 떠 있는 글이다. 10일 시즌 3승을 올린 뒤 다음날 아침에 띄운 ‘다이어리’에는 “…어제 노래방 가서ㅡㅡ신나게 지르고 왔더니 목소리가 맛이 갔다ㅠ ㅋ 어제는 정말 행복했는데 오늘 되니까 이 실감 안 나는 건 무엇이란 말인가ㅠ 아무튼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라고 올려 놓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올해 일본 투어에 데뷔해 눈부신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내기로 시즌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우승으로 스타 탄생을 예고한 뒤, 7월 ‘스탠리 레이디스’에 이어 10일 ‘산쿄 레이디스오픈’마저 제패했다. 시즌 상금도 1억975만엔(14억9700여만원)으로 먼저 일본 무대에 진출한 이지희, 전미정, 송보배 등을 제치고 단독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이런 상승세라면 일본여자프로골프 사상 첫 한국인 상금왕 탄생 가능성도 높아졌다. 신인상도 사실상 굳혀, 지난해 송보배에 이어 2연 연속 한국인 신인상 배출도 눈앞에 뒀다.
2006년부터 4년 동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뛸 때 한번도 ‘1인자’ 소리를 듣지 못했던 안선주이기에 그가 상금왕에 등극하면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통산 7승을 올렸지만, ‘지존’ 신지애(22·미래에셋)의 존재감에 눌려 큰 빛을 보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2승을 수확했으나, 시즌 5승을 거둔 서희경(24·하이트)의 그늘에 가렸다. 다승왕과 상금왕 타이틀을 거머쥔 적도 없다. 그래서 돌파구를 찾아 일본 무대를 노크했고, 데뷔하자마자 대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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