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해리슨 프레이저
PGA 데뷔 13년6개월째
1998년부터 무려 13년6개월 동안 도전에 도전을 거듭했으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과는 전혀 인연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 만 40살이 됐다. 올해 들어서도 9차례 투어에 출전했지만 6번이나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최근 공동 14위(바이런 넬슨 챔피언십)가 최고 성적이었다. 그렇게 무명으로 살아왔던 그가 355번째 도전 끝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미국의 해리슨 프레이저(사진) 얘기다.
12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사우스윈드 토너먼트플레이어스코스(파70·7244야드)에서 열린 페덱스 세인트 주드 클래식(총상금 560만달러) 4라운드. 프레이저는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를 기록해 로베르트 카를손(스웨덴)과 공동 1위로 마친 뒤 연장 세번째 홀에서 이겼다.
그는 이번 우승도 놓칠 뻔했다.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18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연장전까지 치러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연장 세번째 홀인 12번홀(파4)에서 먼저 파를 잡아, 파퍼팅을 놓친 카를손을 제치고 힘겹게 생애 첫 우승을 확정지었다. 경기 뒤 프레이저는 “솔직히 내가 우승을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최근 들어 기대치를 줄였더니 오히려 홀가분해졌던 것 같다. 둘째 아들 포드가 얼마 전에 ‘아빠는 곧 우승할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그대로 됐다”며 활짝 웃었다. 그가 차지한 우승상금 100만8000달러(10억8500여만원)는 2009년과 2010년 두 시즌 동안 벌어들인 상금(94만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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