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18홀 버디로 연장 승부
‘맞수’ 서희경 따돌려
한국선수 5번째 우승
‘맞수’ 서희경 따돌려
한국선수 5번째 우승
정규투어 멤버가 아닌 초청선수로 출전한 유소연(21·한화)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제66회 유에스여자오픈(총상금 325만달러) 챔피언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이스트코스(파71·7047야드)에서 치러진 대회 4라운드 잔여 경기. 전날 서희경이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72+73+68+68) 단독선두로 마친 가운데, 일몰로 4라운드를 다 끝내지 못한 유소연, 크리스티 커(미국) 등 일부 선수들 경기가 재개됐다.
그런데 전날 3홀을 남기고 서희경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마친 유소연은 이날 마지막 18번홀(파4·433야드)에서 극적으로 2m 남짓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역시 최종합계 3언더파(74+69+69+69)로 마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유에스여자오픈 사상 처음으로 한국선수끼리 연장전을 벌이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둘은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각각 5승과 3승씩을 올린 맞수였기에 더욱 흥미로운 승부였다.
■ 한국선수끼리 초유의 연장전 그러나 유소연이 16~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승부에서 끝내 웃었다. 둘은 16번홀(파3·180야드)에서 파를 기록해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서희경은 17번홀(파5·600야드)에서 드라이버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결국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유소연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2홀차로 앞서 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18번홀(파4·433야드)에서도 유소연은 버디를 뽑아내며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유소연은 이날 우승으로 우승상금 58만5000달러(6억2000여만원)의 거액을 챙겼으며, 미국 무대 직행 티켓도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1998년),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지은희(2009년)에 이어 5번째 유에스여자오픈 챔피언이 됐다. 또 이번 시즌 지독한 우승 갈증에 시달리던 한국 여자군단의 시즌 첫 우승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 랭킹 4위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어 나선 대회 우승이었기에 기쁨은 더했다.
반면, 지난해 3월 초청선수로 출전한 기아 클래식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미국 투어 직행티켓을 따냈던 서희경은 통산 2승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했다. 서희경은 올해 미국 투어에 공식 데뷔했고 신인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 2~4라운드 각각 2언더파 기세 유소연은 1라운드에서는 3오버파를 기록하며 부진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2, 3, 4라운드를 모두 2언더파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며 끝내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4라운드까지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270.1야드의 장타를 뽐냈다. 페어웨이 적중률 70%, 그린적중률 71%, 홀당 퍼팅수 1.68이었다. 유소연은 올해 국내 투어에서는 지난 6월12일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과 함께 1년6개월 만에 통산 7승 고지에 오르며 부진에서 탈출했다.
■ 16살 때 국가대표 도하AG 2관왕 유소연은 16살 때인 2006년 국가대표로 선발돼 그해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어 주목을 받았다. 당시 대원외고를 다녔던 유소연은 국가대표 최혜용(21·LIG)과 함께 팀의 막내였지만 배짱 두둑한 플레이를 펼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세계 2위 크리스티 커(미국)는 전날 2홀을 남기고 1언더파로 마쳤지만 이날 2홀을 모두 파로 그쳐 역전 우승 꿈이 물거품이 됐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유에스여자오픈 역대 한국인 챔피언
한편, 세계 2위 크리스티 커(미국)는 전날 2홀을 남기고 1언더파로 마쳤지만 이날 2홀을 모두 파로 그쳐 역전 우승 꿈이 물거품이 됐다.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