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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초청선수’ 유소연 US여자오픈 들었다

등록 2011-07-11 19:41수정 2011-07-12 09:45

유소연
유소연
18홀 버디로 연장 승부
‘맞수’ 서희경 따돌려
한국선수 5번째 우승
정규투어 멤버가 아닌 초청선수로 출전한 유소연(21·한화)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제66회 유에스여자오픈(총상금 325만달러) 챔피언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이스트코스(파71·7047야드)에서 치러진 대회 4라운드 잔여 경기. 전날 서희경이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72+73+68+68) 단독선두로 마친 가운데, 일몰로 4라운드를 다 끝내지 못한 유소연, 크리스티 커(미국) 등 일부 선수들 경기가 재개됐다.

그런데 전날 3홀을 남기고 서희경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마친 유소연은 이날 마지막 18번홀(파4·433야드)에서 극적으로 2m 남짓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역시 최종합계 3언더파(74+69+69+69)로 마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유에스여자오픈 사상 처음으로 한국선수끼리 연장전을 벌이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둘은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각각 5승과 3승씩을 올린 맞수였기에 더욱 흥미로운 승부였다.

유에스여자오픈 역대 한국인 챔피언
유에스여자오픈 역대 한국인 챔피언
■ 한국선수끼리 초유의 연장전 그러나 유소연이 16~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승부에서 끝내 웃었다. 둘은 16번홀(파3·180야드)에서 파를 기록해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서희경은 17번홀(파5·600야드)에서 드라이버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결국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유소연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2홀차로 앞서 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18번홀(파4·433야드)에서도 유소연은 버디를 뽑아내며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유소연은 이날 우승으로 우승상금 58만5000달러(6억2000여만원)의 거액을 챙겼으며, 미국 무대 직행 티켓도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1998년),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지은희(2009년)에 이어 5번째 유에스여자오픈 챔피언이 됐다. 또 이번 시즌 지독한 우승 갈증에 시달리던 한국 여자군단의 시즌 첫 우승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 랭킹 4위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어 나선 대회 우승이었기에 기쁨은 더했다.

반면, 지난해 3월 초청선수로 출전한 기아 클래식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미국 투어 직행티켓을 따냈던 서희경은 통산 2승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했다. 서희경은 올해 미국 투어에 공식 데뷔했고 신인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 2~4라운드 각각 2언더파 기세 유소연은 1라운드에서는 3오버파를 기록하며 부진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2, 3, 4라운드를 모두 2언더파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며 끝내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4라운드까지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270.1야드의 장타를 뽐냈다. 페어웨이 적중률 70%, 그린적중률 71%, 홀당 퍼팅수 1.68이었다. 유소연은 올해 국내 투어에서는 지난 6월12일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과 함께 1년6개월 만에 통산 7승 고지에 오르며 부진에서 탈출했다.

■ 16살 때 국가대표 도하AG 2관왕 유소연은 16살 때인 2006년 국가대표로 선발돼 그해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어 주목을 받았다. 당시 대원외고를 다녔던 유소연은 국가대표 최혜용(21·LIG)과 함께 팀의 막내였지만 배짱 두둑한 플레이를 펼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세계 2위 크리스티 커(미국)는 전날 2홀을 남기고 1언더파로 마쳤지만 이날 2홀을 모두 파로 그쳐 역전 우승 꿈이 물거품이 됐다.

■ 유소연 인터뷰

“명예의 전당 입성이 내 꿈”

제66회 유에스여자오픈 챔피언에 오른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 자리. 유소연(21·한화)은 “우선, 월요일인데 이곳에 머물며 취재를 하고 있는 미디어에 감사한다”는 말로 현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박세리가 유에스여자오픈에서 우승할 때 골프를 시작해 이 대회는 정말 나에게 특별하다. 그런데 내가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정말 행복하고 믿기지 않는다. 모든 것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나의 꿈은 명예의 전당 입성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라며 최종 목표까지 서슴없이 털어놨다. 엘피지에이(LPGA) 누리집, 그의 소속사인 한화를 통해 그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박세리에 대해 ‘영웅’이라고 했는데, 그의 (미국 무대에서의) 성공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방과후 교실로 골프를 처음 시작했는데, 첫 수업이 있었던 바로 다음주에 박세리가 유에스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소식이 텔레비전을 통해 크게 이슈가 됐고 방송에 많이 나오는 것을 보고 마냥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 소식을 접한 뒤로 골프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됐다.”

유소연은 방과후 활동으로 골프와 함께 바이올린을 시작했으나, “심사위원이나 청충이 아닌 스코어가 승자를 결정한다”는 생각에 골프에 전념했다. 그러나 여전히 음악을 즐긴다.

-우승 뒤 박세리가 샴페인을 뿌려줬다. 기분이 어땠나.

“직접 축하를 받아 너무 기뻤다. 꿈만 같다. 2~3년 전에 함께 플레이 할 기회가 있었는데, 재능이 있으니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를 해줬었다. 많은 동기 부여가 됐었는데 이렇게 직접 축하를 받으니 더 기념이 될 만한 우승이 된 것 같다.”

-마지막 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른 3홀(16,17,18번홀)에서 연장전을 치른 것이 도움이 되었는가.

“아무래도 같은 그린 빠르기와 같은 조건에서 연장전을 치렀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도움이 됐다.”

-마지막 4라운드 18번홀(파4·433야드)에서 1타 뒤지고 있을 때, 마지막 퍼팅을 남기고 기분이 어땠나.

“처음에는 긴장했었는데, 이것을 넣으면 남은 플레이를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마음 속으로 긴장을 풀기 위해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퍼팅을 했다.”

-당시 상황을 좀더 자세히 설명하면.

“두번째 샷을 할때 그린까지 170야드가 남아 6번아이언으로 쳤다. 홀 가까이에 붙였지만 라인이 너무 어려웠다. 심한 내리막에서 쳤는데 운좋게 버디로 이어졌다.”

-유에스여자오픈을 우승하면 슬럼프를 겪는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큰 시합 우승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 그런 것 같지만, 오히려 나에게는 앞으로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날씨가 안 좋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날씨가 안 좋았던 것이 오히려 나에게는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마지막 라운드 16번홀에서부터 잔여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오히려 연장전과 이어져 행운을 가져다줬다.”

-한국에 돌아가면 어떨 것 같은가.

“우선, 한국에 돌아가면 아빠가 장하다고 칭찬해주실 것 같다. 아빠가 너무 보고 싶고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동생도 너무 보고 싶다. 이곳에서 함께해 주신 엄마에게도 너무나 감사드린다.”

-작년에 비해 올 시즌 강해진 이유를 꼽자면.

“올 시즌 초만 해도 새로운 스폰서가 생겨서 잘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한화 김승연 회장님과 골프단의 손영신 단장님 등 많은 스텝분들이 큰 힘을 주셨다. 한화에서는 해외투어 지원, 숙박과 라운딩 지원 등 세심한 부분까지 서포트해주고 있다.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이러한 한화의 든든한 지원과 함께, 기술적으로 스윙을 교정한 것이 리듬감을 찾으면서 자신감을 얻은 게 주요했다.”

-골프 선수인데 학교 생활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선수생활을 은퇴할 즈음엔, 스포츠마케팅 또는 골프의류 디자인을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그 외에도 학교에 가면 너무 즐겁다. 골프에 대한 해방감, 친구를 만나는 즐거움 등을 느낀다.” 유소연은 연세대 체육교육과에 재학중이다.

-앞으로의 일정은.

“엘에이(LA)에서 연습을 하다가 에비앙 마스터스에 출전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이후 한국에 돌아가 다시 하반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집중할 예정이다. 엘피지에이(LPGA) 진출에 대해서는 좀더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결정할 생각이다. ”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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