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골퍼 박도규(42)가 7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제4회 조니워커오픈에서 4년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불혹’의 나이를 넘긴 지도 벌써 2년째. 20대들이 판을 치는 한국프로골프투어(KGT)에서 ‘노장’ 소리를 듣는 박도규(42).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선수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과거에는 하루 연습 때 공을 1000개씩 칠 수 있었으나, 이제는 그렇게 하면 다음날 힘들어진다. 지금은 반도 못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험과 요령, 보약으로 버티고 있어요.”
38살 때인 2007년 연우헤븐랜드오픈에서 투어 통산 4승을 일궈낸 뒤로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7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제4회 조니워커오픈(총상금 3억원, 우승상금 6000만원)에서 4년 만에 다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그는 경기 뒤 “연습라운드를 돌면서 ‘티샷 무조건 페어웨이에 넣자’, ‘욕심을 부리지 말자’, ‘파만 한다고 생각하자’고 다짐했다”며 “기다리면 (우승이) 오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 버디 퍼팅 성공 이날 조니워커오픈 4라운드는 제주에 몰아친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취소돼 3라운드까지 성적으로 순위를 가렸다. 박도규는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로 김성윤(29·동산밸브)를 1타차로 따돌리고 시즌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전날 18번홀(파4) 그린 주변 프린지에서 극적으로 성공시킨 27m 거리의 버디 퍼팅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성공시키지 못했으면 김성윤과 공동선두로 마치게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도규는 “20발 정도 거리의 오르막이 심한 퍼팅이었는데, 정말 (공이) 맞는 느낌이 좋았다. 설마 들어가리라 생각은 안 했는데 그게 들어가서 오늘 이 자리에 서지 있지 않나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 ‘집게 그립’으로 그린 평정 박도규는 ‘집게 그립’ 퍼팅으로 널리 알려진 선수다. 보편적인 퍼터를 사용하지만 오른손 그립을 집게처럼 하는 독특한 스타일이다. 이번에는 집게 그립 덕을 톡톡히 봤다. “퍼팅 때 긴장하면 손목을 많이 쓰게 되는데, 집게 그립하면 그게 많이 줄어들고 빠른 그린에서 방향이나 거리를 맞추는데 좋습니다.” 그는 ”집게 그립을 사용할 때 유념할 것은 퍼터가 기존 쓰는 것보다 1인치 정도 길어야 한다”며 “35인치 퍼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집게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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