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더프너(34·미국)
골프는 마음이었다.
14번홀까지 제이슨 더프너(34·미국·사진)의 5타차 우위. 다 이겼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남은 4홀에서 상전벽해가 일어나 동타 허용. 연장 승부에선 엇갈린 기세를 뒤집을 재간이 없었다. 확실한 우위를 지키지 못한 보복치고는 잔인했다. 15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존스 크리크의 애틀랜타 애슬레틱 골프장(파70·7467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93회 피지에이챔피언십 4라운드. 올 시즌 데뷔한 무명의 신출내기 키건 브래들리(25·미국)가 극적인 연장 승리로 우승컵과 상금 144만달러를 챙겼다.
■ 브래들리의 15번홀 위기 챔피언조 바로 앞에서 출발한 브래들리는 15번홀(파3) 그린 옆에서 시도한 어프로치샷이 물에 빠지면서 트리플보기를 범했다. 14번홀까지 선두로 순항하던 챔피언조의 더프너는 순간 5타차 격차에 쾌재를 불렀다. 남은 4홀만 버티면 된다. 그러나 더프너는 15·16·17번홀 보기를 범해, 16·17번홀 버디를 잡아낸 브래들리와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로 동타를 허용했다. 연장(16~18번홀)에서는 브래들리가 16번홀 버디, 17·18번홀을 파로 막아 파와 보기, 버디를 차례로 기록한 더프너를 제쳤다.
■ 우즈 이후 미국의 자존심? 메이저 대회 첫 출전에서 바로 우승한 사례는 2003년 브리티시오픈 당시 벤 커티스(미국) 이후 8년 만이다. 반면 2004년 데뷔해 첫 우승을 놓친 더프너는 ‘147전 148기’ 신화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브래들리는 최근 6개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미국의 갈증을 풀며 타이거 우즈의 뒤를 이을 미국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인 팻 브래들리의 조카라는 배경도 있다.
한편 나상욱(28·타이틀리스트)은 공동 10위(2언더파 278타), 최경주(41·SK텔레콤)는 공동 39위(4오버파 284타)에 올랐다.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은 공동 45위(5오버파),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는 공동 59위(8오버파), 2009년 이 대회 우승자 양용은(39·KB금융그룹)은 공동 69위(12오버파).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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