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41·SK텔레콤)
신한동해오픈 골프대회 참가 위해 27일 귀국
“앞으로 5년 이상은 거뜬” 자신감 보여
“앞으로 5년 이상은 거뜬” 자신감 보여
검게 그을린 얼굴, 그러나 입가에선 여유와 미소가 넘쳤다. 하루 전 뼈아픈 더블보기로 1000만달러(120억원)의 보너스 기회를 잡지 못한 아쉬움은 온데간데 없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플레이오프 투어챔피언십 뒤 장시간 비행의 피로도 없어 보였다. ‘탱크’는 역시 강했다.
최경주(41·SK텔레콤)가 27회 신한동해오픈 골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27일 새벽 귀국했다. 이날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경주는 “1000만달러를 머릿 속에 기억하고 치는 선수는 없다. 경기에 열중하다 보면 돈의 가치보다 누가 더 경기를 즐기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경기 때의 심정을 공개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8번홀 더블 보기를 아쉬워하지만 17번홀에서 나온 칩인 버디는 내 생애 최고의 어프로치샷이었다”고 만족해 했다.
올 시즌 피지에이 무대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낸 최경주는 “장갑을 벗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제 마흔을 넘어선 그는 “누룽지도 오래 끓여야 제맛”이라며 ‘제2의 전성기’를 연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내 나이가 지칠 나이는 아니다. 5년 이상 충분히 선수생활을 더 할 수 있다”며 자신감도 보였다. 통산 피지에이 투어 8승의 최경주는 “내년에도 9승, 10승째에 도전할 것인데, 거기에 메이저대회가 포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식 섭취와 피로회복 비결도 공개했다. 그는 “1년 반 전부터 아침에는 별별 것을 다 갈아서 만든 선식 비슷한 것을 먹고 있는데 몸상태가 좋고 머리가 맑아진다”고 밝혔다. 이어 “먹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과식도 하게 되는데 다행히 공이 잘 맞는다”고 했다. 과거 몸무게를 줄였다가 저조한 성적을 남겼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앞으로 체중 감량은 절대 안하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피로에는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최고의 보약”이라고 소개했다.
최경주는 29일 개막하는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하는 김경태(25), 강성훈(24·이상 신한금융그룹),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 초청선수 폴 케이시(34·잉글랜드)와 나란히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자랑스런 후배들과 유쾌한 축제로 만들겠다. 아직 몸이 풀리지 않았지만 네 번째 우승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대회 장소인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 대해서는 “코스 레이아웃이나 길이 등 여러 면에서 세계 최고의 코스”라며 “티샷보다는 그린에 공을 잘 올려놓을 수 있는 아이언샷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11승을 거둔 세계랭킹 23위 케이시는 “한국에서 처음 골프를 치게 됐다. 한국 골프가 최근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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