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퐁당’ 3타차 선두 못지켜
스니데커에 파머스오픈 헌납
스니데커에 파머스오픈 헌납
‘마지막 홀에서 장갑을 벗기 전까지는 결과를 알 수 없다.’ 골프에는 이런 속설이 있다. 아무리 여러 타를 앞서 있어도 막판에 골프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승부의 가변성을 빗대는 말이다.
2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 남코스(파72·7569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4번째 대회인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600만달러) 4라운드에서 이런 속설을 연상시키는 ‘황당 시추에이션’이 발생했다.
챔피언조의 카일 스탠리(25·미국)는 마지막 18번홀(파5)을 앞두고 2위에 3타나 앞서 있었다. 더블보기만 해도 생애 첫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매우 유리한 상황. 그러나 심적 부담을 느낀 때문인지, 그는 세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고 말았다. 1벌타를 먹고 5번째 샷을 해 그린 위에 공을 올려놓았다. 2퍼트로만 마쳐도 우승상금 104만4000달러(11억7500만원)는 그의 몫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두번째 짧은 퍼트를 놓치면서 어이없게 트리플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결국 일거에 3타를 까먹으며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해, 앞서 경기를 마친 브랜트 스니데커(32·미국)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그리고 연장 두번째 홀에서 역시 1.5m 남짓의 퍼트를 실수하면서 우승을 스니데커에 내주고 말았다. 상금도 64만8000달러로 확 줄었다. 스탠리는 한때 스니데커에게 7타나 앞서고 있었으나, 후반 9홀에서 보기 2개를 범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배상문(26·캘러웨이골프)은 공동 33위(6언더파). 3라운드까지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4위였던 배상문은 이날 버디 1개에 보기를 무려 7개나 쏟아내며 무너졌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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