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기량 되찾고 있지만
성추문 이미지 탈피 어려워
미국인이 싫어하는 선수2위
오늘 시즌 첫 PGA투어 출전
성추문 이미지 탈피 어려워
미국인이 싫어하는 선수2위
오늘 시즌 첫 PGA투어 출전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골프황제’ 복귀를 노리는 타이거 우즈(37·미국)한테 불명예 폭탄이 떨어졌다. 그것도 시즌 첫 출전을 바로 코앞에 두고….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8일 ‘미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운동선수’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프로풋볼(NFL) 스타인 마이클 빅(32·필라델피아 이글스)과 우즈가 각각 1·2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닐슨과 E-폴 마켓 리서치의 공동조사 결과, 둘이 전체 응답자 60%로부터 ‘싫다’는 답변을 받았는데, 세부응답에서 빅에 대한 ‘매우 싫다’ 비율이 더 높았다는 것이다.
2009년 말 섹스스캔들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불세출의 골프스타로 미국인들의 자랑이었던 우즈로서는 회복 불가능한 추락이 아닐 수 없다. 혐오하는 스타 1위에 오르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마이클 빅이 그런 불명예를 안았다. 2007년 불법 투견도박을 주선하고, 개싸움에서 성적이 좋지 않은 개를 도살 처분한 혐의로 실형을 살았기 때문이다. 우즈는 최근에도 그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여인이 등장해 다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어느 분야의 스타이건, 도덕적 측면도 매우 중요시하는 미국인들로서는 아무리 우즈가 골프코스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여준다 해도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성추문을 좋아할 리가 없다.
그러나 우즈는 이에 아랑곳 않고 9일(현지시각) 올해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 투어에 출격해 화려한 재기를 노린다. 무대는 이날부터 나흘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에서 열리는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총상금 640만달러). 우즈로서는 시즌 초반 5개 대회를 건너뛰고 나오는 대회이다. 게다가 2000년 이 대회 우승 이후 10년 만의 출전이기에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6일 페블비치에 도착한 우즈는 “그동안 스케줄이 맞지 않아 출전하지 못했다. 다시 돌아오게 돼 매우 흥분된다”고 했다. 우즈는 미국프로풋볼(NFL) 댈러스 카우보이스 쿼터백인 토니 로모와 동반플레이를 펼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토니 로모는 유에스오픈 예선 출전과 프로골퍼 입문을 꿈꾸는 다재다능한 스포츠 스타로, 우즈는 그에게 홀마다 핸디캡 3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페블비치 프로암은, 투어 선수가 영화배우나 다른 종목의 선수들과 함께 출전하는 대회로도 유명하다. 각기 다른 3개의 코스를 돌며 3라운드를 치른 뒤, 컷을 통과한 선수들이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6816야드)에서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즈는 2000년 이곳에서 열린 유에스오픈에서도 2위와 무려 15타 차의 대기록으로 우승해 이번에 큰 기대를 걸게 한다. 특히 지난 1월 말 올해 처음 출격한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 골프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11언더파 277타)로 선전하는 등 과거 전성기의 기량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미국인들로부터 외면받는 스타로 추락했지만, 미국프로골프 투어 사무국은 투어 흥행에 우즈만한 선수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황제의 화려한 귀환’을 고대하는 분위기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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