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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14년전 그곳…‘세리 키드’, 세리가 되다

등록 2012-07-09 08:33수정 2012-07-09 19:23

최나연 US여자오픈 우승
나연 “언니 보고 꿈 키웠어요”
세리 “정말 장하다” 감격의 포옹

14년 전인 1998년. 10살 여자 꼬마 아이는 아버지와 함께 유에스여자오픈을 보고 있었다. 텔레비전 화면에는 21살의 박세리가 워터 해저드에서 ‘맨발 투혼’을 선보인 끝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감동적 장면이 연출됐다. “나도 커서 저 언니처럼 될거야….” 경기도 오산 성호초등 3학년 아이는 아버지를 졸랐다.

주유소에서 웨지샷하던 10살 소녀
용인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던 아버지는 딸에게 골프채를 쥐여줬다. 아이는 주유 일을 도와주면서 밤에 시간이 나면 1m 높이의 히터를 넘기는 짧은 거리의 웨지샷 연습을 했다. 아버지는 야구 글러브로 공을 받았다. 또 오산 자택 뒤편에는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샷 연습을 도왔다.

그 뒤 14년. 박세리가 유에스여자오픈을 제패한 그곳에서 아이의 꿈이 마침내 실현됐다. 주인공은 24살로 성장한 최나연(SK텔레콤). ‘박세리 키드’가 꿈을 이루는 순간, 18번홀에서 기다리던 박세리는 그를 정겹게 껴안았다. “장하다. 정말 잘했다.” 최나연은 “언니가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다. 언니를 보고 꿈을 키웠는데 이곳에 함께 있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고 영광스럽다”고 했다.

더이상 ‘새가슴’은 없다
9일(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블랙울프런 챔피언십코스(파72·6954야드)에서 열린 67회 유에스여자오픈(총상금 325만달러) 4라운드. 최나연은 1오버파 73타로 흔들렸지만 합계 7언더파 281타(71+72+65+73)로 생애 첫 메이저퀸 등극의 영예를 안았다. 우승상금 58만5000달러(6억6500만원).

챔피언조에서 동반플레이를 펼친 양희영(23·KB금융그룹)은 4타 차 2위로 35만달러를 챙겼다.

3라운드까지 2위 양희영에 6타 차로 앞서 있던 최나연은 이날 1번홀(파4)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4번홀(파4) 버디로 만회했다. 10번홀(파5)에선 티샷이 왼쪽 숲속 해저드로 날아가면서 트리블보기로 크게 흔들렸다. 이후 평정심을 찾으며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하며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10번홀 상황에 대해 최나연은 “티샷 스윙이 조금 빨라 공이 왼쪽으로 휘었다”며 “트리플보기 뒤 화가 났고 망치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여유를 가지려고 캐디와 비행기 스케줄과 자동차 얘기를 하면서 긴장을 풀었다”고 설명했다.

최나연은 미국 무대 데뷔 뒤 멘털이 약해 ‘새가슴’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심리치료까지 받으며 극복했다. 이번엔 강해진 정신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인 유에스여자오픈은 지난해 유소연(21·한화)이 우승하는 등 한국 선수와는 인연이 깊다. 박세리를 시작으로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지은희(2009년) 등 모두 6명의 한국인 챔피언이 탄생했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3개 메이저대회 중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유선영)과 유에스여자오픈 우승컵을 가져왔다.

박세리(35·KDB금융그룹)는 합계 4오버파로 박인비(24)와 함께 공동 9위로 선전했다. 이일희(24·볼빅)는 2오버파 공동 4위.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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