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LG-삼성전이 벌어진 잠실 구장에서는 희귀한 기록 하나가 탄생했다.
삼성 박종호(32)가 프로 첫 150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5회 세 번째 타석에 등장한 그는 김광삼의 빠른 볼에 오른쪽 정강이 뒷부분을 맞고 그대로 나뒹굴었다. 잠시 앉아 통증을 삭이던 박종호는 1루를 밟았으나 곧바로 김재걸로 교체됐다. 전날까지 몸에 맞는 볼 14개를 기록 중이던 박종호는 이날 15개째를 기록하며 통산 150개를 채웠다. '몸이 곧 재산'인 운동 선수로서 시속 140~150Km에 달하는 강속구를 직접 몸으로 '맞아가며' 야구를 한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
1992년 LG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지난해까지 해마다 평균 11.25개의 구를 기록했다. 현대 소속이던 1999년에는 31개나 맞아 한 시즌 최다 사구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때 기록 달성을 기념해 그는 배번을 31번으로, 휴대 전화 끝자리도 3131로 정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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