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로빈 고젠스가 20일(한국시각)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0 F조 2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팀의 네 번째 골을 뽑아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뮌헨/로이터 연합뉴스
‘전차군단’ 독일이 젊은 기대주들을 앞세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가 버티는 포르투갈을 무너뜨렸다.
독일은 20일(한국시각)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 2020) F조 2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카이 하베르츠(22), 로빈 고젠스(27)의 득점과 상대 자책골 두 개로 4-2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프랑스에 패했던(0-1) 독일은 이날 승리로 1승1패(승점 3)를 기록해 F조 2위에 올라섰다. 포르투갈은 승점 3으로 같지만, 상대전적에서 뒤져 3위로 밀려났다.
독일 축구의 미래로 꼽히는 하베르츠와 고젠스의 활약이 빛났다. 하베르츠는 이날 포르투갈을 상대로 후반 6분 고젠스가 측면에서 공을 올려주자 재빠르게 쇄도해 팀의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하베르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소속으로, 지난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던 유망주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판단력과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 시즌 독일 레버쿠젠에 무려 8000만유로(약 1100억원)의 이적료를 안기며 첼시로 옮긴 하베르츠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골을 터뜨리는 등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축구의 기대주 카이 하베르츠가 팀의 세 번째 골을 뽑아내고 있다. 뮌헨/로이터 연합뉴스
윙백으로 출전해 포르투갈을 완전히 무너뜨린 고젠스는 이날 독일이 기록한 모든 득점에 관여했다. 전반 35분 후벵 디아스의 자책골로 이어진 공격 전개가 고젠스의 발끝에서 시작됐고, 39분에 고젠스가 측면에서 올려준 공이 문전 혼란 속에서 하파엘 게레이루의 자책골로 연결됐다. 후반 6분 하베르츠의 득점을 도운 것에 더해, 후반 16분에는 요주아 키미히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직접 마무리까지 한 뒤 교체됐다.
고젠스는 이탈리아 세리에A 아탈란타 소속으로 리그에서 2019∼2020시즌 9골8도움, 2020∼2021시즌 11골6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수 못지 않은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다. 애초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선수였던 고젠스는 측면 수비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아탈란타로 2017년 이적한 뒤 차츰 기량이 꽃폈고, 이제는 독일 축구의 핵심 선수로 떠올랐다.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이 그를 위해 포백 대신 스리백 전술을 도입할 정도다.
과거 세리에A 경기 때 호날두에게 유니폼 교환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일화를 공개한 고젠스는 이날 경기 뒤 “승리를 즐기고 싶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유니폼 교환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유쾌한 복수에 성공했다.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독일과의 경기 도중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뮌헨/AFP 연합뉴스
유럽축구의 ‘현재’로 꼽히는 호날두는 선제골을 뽑아내며 유로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두 무대의 합계 득점에서 유럽 선수 공동 1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번 대회에서 3골을 기록 중인 호날두는 유로에서 12골, 월드컵에서 7골 등 19골로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43)와 동률을 이뤘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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