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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의 EPL리포트] ‘황소’가 ‘늑대군단’에 어울리는 이유

등록 2021-09-14 14:53수정 2021-09-15 02:32

빠르고 저돌적인 황희찬
윙어보다 스트라이커가 어울려
고전했던 독일 떠나 한국인 14호 프리미어리거
데뷔전 데뷔골로 감독 기대 부응
울버햄프턴의 황희찬이 12일(한국시각) 영국 왓퍼드의 비커리지로드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왓퍼드와 경기에서 데뷔골을 넣은 뒤 좋아하고 있다. 울버햄프턴의 2-0 승. 왓퍼드/로이터 연합뉴스
울버햄프턴의 황희찬이 12일(한국시각) 영국 왓퍼드의 비커리지로드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왓퍼드와 경기에서 데뷔골을 넣은 뒤 좋아하고 있다. 울버햄프턴의 2-0 승. 왓퍼드/로이터 연합뉴스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25)이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로 임대 이적해 2021~2022시즌 한국인 14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저돌적으로 문전을 파고드는 경기 스타일로 ‘황소’라는 별명으로 불려온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클럽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보인 활약으로 빅리그 이적설이 돌 때부터 빠른 템포에 수비 뒤 공간이 많은 잉글랜드 무대에 제격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전술적 움직임을 중시하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지난해 여름 RB 라이프치히 이적으로 독일 분데스리가에 도전한 황희찬은 2020~2021시즌 초 엉덩이 부상 및 국가대표 일정 합류 이후 코로나19 감염 등으로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2020~2021시즌 후반기 DFB 포칼 결승 진출 과정에 공헌했으나 결국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넣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2021년 여름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해 리버풀을 상대로 맹활약하며 주가를 높인 제시 마치 감독과 재회했다. 나겔스만 감독이 바이에른으로 떠나며 라이프치히가 같은 레드불 그룹이 운영해 자매 구단이라고 볼 수 있는 잘츠부르크의 마치 감독을 선임한 것이다. 마치 감독은 이적을 계획하던 황희찬의 잔류를 설득했으나, 시즌 초 부여한 기회 속에 황희찬의 경기력이 살아나지 않자 이별을 결정하게 됐다. 그리고 황희찬은 지난 12일(한국시각) 왓포드를 상대로 치른 울버햄프턴 데뷔전에 교체 투입되어 데뷔골을 넣으며 팀의 시즌 첫 리그 경기 승리에 기여했다.

포르투갈 출신 브루노 라즈 감독은 황희찬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지만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기용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황희찬은 유소년 선수 시절 및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한국의 수아레스’로 불리며 활동폭이 넓은 스트라이커로 뛸 때 가장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측면으로 빠져서 크로스 패스를 올리거나 연계 플레이를 펼치기보다 직접 문전 위험 지역을 습격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최대 강점이다.

빠른 스피드 때문에 프로 경력 및 성인 대표팀 경력을 보내며 윙어로 자주 기용된 것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히고 분투하게 한 느낌이 있었다. 울버햄프턴 데뷔전에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포르투갈 출신 프란시스쿠 트린캉 대신 들어간 황희찬은 왼쪽 윙어 자리로 이동했으나, 라즈 감독의 말대로 세컨드 스트라이커에 가깝게 뛰었다. 아마다 트라오레가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왼쪽 윙백 마르샬이 전진해 측면을 점유하면서 중앙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의 곁에서 하프 스페이스를 기반으로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두 번째 교체 카드로 트라오레가 빠지고 다니엘 포덴세가 투입되면서 황희찬의 골이 나왔다. 앞서 마르샬의 크로스 패스 과정에 상대 수비를 급하게 만들어 왓포드 수비 자책골 상황에 간접 관여한 황희찬은 포덴세의 크로스 패스에 이은 마르샬의 슈팅이 왓포드 수비에 막힌 뒤 흘러나온 공을 골대 앞에서 침착하게 밀어 넣어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넣었다.

이후에는 특유의 부지런한 활동력으로 수비까지 내려와 압박하며 무실점 승리에도 기여했다. 늑대군단(울브스)으로 불리는 울버햄프턴은 3-4-3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지만 황희찬이 가세하면서 상황에 따라 투톱을 가동하며 4-4-2 포메이션도 플랜B로 사용할 계획이다. 스리톱 상황에서도 비대칭 형태로 황희찬을 멕시코 대표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의 뒤에서 자유롭게 뛰게 할 생각이다. 황희찬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무대에서, 가장 적합한 역할로 자신이 가진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

한준 축구 컬럼니스트 founder@football-a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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