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12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 이란전에서 득점한 뒤 좋아하고 있다. 테헤란/연합뉴스
“좋은 경기였다.”(파울로 벤투)
“다음엔 이길 것이다.”(손흥민)
12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 이란전(1-1) 뒤 축구대표팀 사령탑 벤투와 주장 손흥민(29·토트넘)이 내놓은 평가는 긍정적이다. 어려운 상대를 만나 잘 싸웠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뜻이다.
벤투호는 이날 전반 점유율 우위를 바탕으로 흐름을 장악했고, 후반 3분 손흥민의 통렬한 선제골로 기세를 탔다. 하지만 후반 20분께부터 이란의 파상적인 공세에 시달렸고, 후반 31분 알리레자 자한바흐시에 동점골을 내줬다.
이로써 1974년 테헤란 원정이 시작된 이후 무승의 징크스는 이어졌다. 무관중 경기여서 더 집중할 수 있었던 선수들은 아쉬움을 삼켰다. 2009년 박지성의 원정골 이후 손흥민이 득점포를 가동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
벤투호는 A조 2승2무(승점 8)로 이란(3승1무·승점 9)에 이어 2위를 달리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위해 항해하고 있다. 미드필더 황인범(25·루빈 카잔)이 빌드업 축구에 맞춤하게 좁은 공간에서 기술을 발휘하고,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32·알사드)이 김민재(25·페네르바체) 등과 호흡을 맞추면서 후방을 견고하게 지키고 있다.
벤투 감독은 “이란이 후반 두 차례 우리 골대를 맞혔지만 결과는 정당했다. 실점 뒤에도 우리가 다시 컨트롤했다”라며 스스로 높은 점수를 매겼다.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손흥민도 “이란과의 경기를 안방의 관중 앞에서 한다면 꼭 이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이란전 후반에 앞서 나가다가 갑자기 공수의 밸런스가 무너진 것은 짚어봐야 한다. 원톱의 활용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격의 고삐를 죄는 것은 좋으나 패스가 차단됐을 때 수비 조직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황의조(29·보르도)가 열심히 뛰고 있지만 파괴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전술적으로 제로톱이나 투톱 등 다른 형태의 배치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국팀의 핵심인 손흥민에 대한 백업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손흥민은 이란전 선제골, 시리아전 결승골(2-1)로 아슬아슬하게 최종예선을 펼치던 벤투호를 구해냈다. 손흥민의 팀 내 비중은 크다. 부상 등의 요인으로 그가 빠질 경우에도 대비를 해야 한다.
한국은 11월11일 안방에서 A조 4위 아랍에미리트(3무1패)와 5차전을 벌인다. 최종예선 10경기 중 반환점을 도는 경기다. 벤투 감독은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11월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B조에서는 일본(2승2패)이 호주(3승1패)를 2-1로, 사우디아라비아(4승)는 중국(1승3패)을 3-2로 눌렀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4패)은 오만(2승2패)에 1-3으로 져 최하위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