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홍명보(52)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가 오는 주말 전북 현대와 K리그1 2021 파이널 A에서 맞붙는다. 두 팀의 승점은 67로 동률인 상황. 현재 남은 경기는 각각 4경기뿐이라, 사실상 리그 결승전과 다름없다.
울산은 지난달만 해도 올 시즌 트레블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로 가득했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축구협회(FA)컵에서 잇달아 탈락했고, 이제 리그 우승컵이 유일하게 남은 가능성이다. 트레블 기회에서, 무관 위기로 상황이 돌변했다.
울산 입장에선 홍명보 감독 부임 이래 전북과 네 차례 만나 2승2무를 기록하는 등 한 번도 진 적이 없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최근 몇 시즌 동안 겪었던 ‘전북 징크스’를 완전히 떨친 모습이다.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 잡은 이동경(24)의 성장세도 호재다. 이동경은 올 시즌 리그 11골(득점 6위)를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열린 수원FC와 K리그1 2021 파이널 A 첫 경기에선 극적인 결승골로 팀의 3-2 승리를 이끄는 등 골 감각에 물이 올랐다.
심리적 부담감은 넘어야 할 산이다. 트레블로 순항하던 때와 달리 지금은 팀의 분위기가 침체했다. 빠듯한 일정을 수행하느라 체력도 부족하다. 더욱이 올 시즌 울산은 득점에서 57골로 전북(62골)에 비해 5골 뒤져있다. K리그1은 승점이 같을 경우 다득점 원칙을 먼저 적용하기 때문에, 울산 입장에선 승리 필요성이 더욱 크다.
수비도 불안한 면이 있다. 수비 핵심 불투이스(31)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이 나란히 리그 14골로 득점 3·4위(도움 반영)에 오른 구스타보(27)와 일류첸코(31) 등 최정상급 공격진을 가진 만큼, 이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게 관건이다. 어느 때보다 국가대표 수비수 홍명보의 경험과 지략이 필요하다.
한편 전북은 우승 디엔에이(DNA)를 살려 프로축구 사상 첫 리그 5연패에 도전한다. 전북은 그간 매번 중요한 경기마다 강한 모습을 보이며 리그 우승컵을 4시즌 연속 거머쥐었다. 올해도 시즌 막판 접어들며 더욱 강한 모습으로 5개월 만에 울산을 제치고 리그 1위까지 올라섰다. 특히 11월 들어 관중 입장이 최대 50%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경기가 안방에서 열리는 점도 호재다.
두 팀의 운명이 걸린 한판 승부는 오는 6일 저녁 7시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