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홍정호가 7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11 수비수 부문 수상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리그 5연패, 최우수선수(MVP), 감독상….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전북 현대의 시대다.
전북이 7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상 시상식에서 주요 타이틀을 휩쓸었다. 주장 홍정호(32)는 24년 만의 수비수 최우수선수라는 영광을 안았고, 김상식(45) 감독은 부임 첫 시즌 감독상을 차지했다. 사상 첫 리그 5연패에 이은 겹경사다.
최고 영예인 최우수선수는 홍정호의 차지였다. 올 시즌 전북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리그 사상 첫 대회 5연패를 이끈 홍정호는 각 팀 감독(12표), 주장(12표), 미디어(118표) 투표결과 각각 6표, 6표, 56표를 받으며 합산점수 48.98점으로 리그 득점왕 주민규(제주·39.45점)를 제쳤다. 전북은 지난 시즌 손준호(산둥 루넝)에 이어 2년 연속 최우수선수를 배출했다.
홍정호는 올 시즌 전북 수비진의 핵심으로 뛰며 ‘짠물 수비’를 이끌었다. 36경기에 출전해 수비지역 가로채기 50회(2위), 획득 186회(4위), 클리어 85회(9위), 차단 100회(11위) 등 두루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전북은 올 시즌 리그에서 전체 38경기에서 37실점만을 허용하며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실점(약 0.97골)이 1골도 되지 않는다.
홍정호의 안정감은 정신적으로도 전북을 단단하게 했다. 전북은 시즌 중반까지 울산 현대에 밀리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홍정호의 리더십 아래 똘똘 뭉쳤고,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인 끝에 울산을 승점 2점 차이로 제치며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 은퇴한 이동국(42)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우며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홍정호는 24년 만에 탄생한 수비수 최우수선수다. 수비수는 포지션 특성상 공격수나 미드필더에 비해 주목을 받기 어렵다. 1983년 이래 K리그에서 중앙수비수가 최우수선수를 차지한 건 박성화(1983년), 한문배(1985년), 정용환(1991년), 홍명보(1992년), 김주성(1997년) 이후 홍정호가 여섯 번째다.
홍정호는 “정말 떨리고 행복한 날이다. 사실 수비수라서 받을 수 있을지 많이 고민도 했다”며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감독님을 만나 최고의 동료들이 있었기에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전북의 벽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령탑으로 첫 시즌을 보낸 김상식 전북 감독도 ‘초보감독’ 딱지를 떼고 감독상을 차지했다. 김 감독은 2009년 트레이드돼 전북에서 팀의 첫 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2014년∼2020년까지 전북의 코치로 활약했다. 전북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컵을 거머쥔 셈이다.
한편 올 시즌 리그 준우승에 그친 울산은 리그 최고의 측면수비수로 성장한 설영우(23)가 영플레이어상을 차지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K리그1 2021 베스트11
△골키퍼 : 조현우(울산)
△수비수 : 강상우(포항 스틸러스) 불투이스(울산) 이기제(수원 삼성) 홍정호(전북)
△미드필더 : 바코(울산) 세징야(대구FC) 이동준(울산) 임상협(포항)
△공격수 : 라스(수원FC) 주민규(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