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아래)이 23일(현지시각) 영국 번리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번리와 순연경기에서 번리의 코너 로버츠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번리/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주말 리그 1위를 잡아냈던 토트넘의 기세가 강등권 번리에 꺾였다. 손흥민(30)의 발끝이 침묵하면서 ‘손케 공격 듀오’의 신기록 경신도 유예됐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각) 영국 번리 터프무어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번리와 순연경기에서 0-1로 졌다. 지난해 11월28일 번리 지역 폭설로 연기된 경기였다. 나흘 전 거함 맨체스터 시티를 격침시키며 3연패 수렁에서 빠져나온 듯 했던 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최근 리그 5경기 1승4패를 기록했다. 리그 순위는 8위(승점 39). 번리는 리그 18위(승점 20)로 순위를 한계단 끌어올리며 강등권 탈출을 목전에 뒀다.
최다 합작골(37골) 콤비까지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었던 손흥민과 해리 케인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후반 2분께 손흥민의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을 헤더로 연결한 케인의 슛이 골대를 맞히기도 했지만 그뿐이었다. 손흥민은 단 하나의 슈팅도 쏘지 못했고, 케인은 3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유효슈팅이 없었다. 비록 강등권임에도 토트넘(32실점)보다도 실점이 적은 번리(29실점)의 수비는 끈끈했다.
후방을 단단히 틀어쥐고 상대를 압박하던 번리가 먼저 세트피스로 기회를 거머쥐었다. 후반 26분 조시 브라운힐의 높고 긴 크로스를 정확히 머리에 맞춰낸 벤 미의 헤더가 골망을 흔들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후반 시작 후 교체 투입한 해리 윙크스, 루카스 모라에 이어 실점 후 공격수 스티븐 베르바인까지 경기장에 밀어넣었지만 팀은 무력했다. 이날 토트넘은 점유율에서 64-36으로 우위를 점하고도 슈팅 숫자에서 12-15로 밀리는 등 영양가 없는 경기를 했다.
경기 후 콘테 감독은 “지난 5경기에서 4패를 당했다. 생전 처음 있는 일이다. 받아들일 수 없다”며 “토트넘의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이곳에 왔지만 나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모든 노력을 다 하고 있는데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라고 실망감을 토로했다. 곧바로 오는 26일 저녁 9시30분 리즈로 방문경기를 떠나는 토트넘의 발걸음이 더 무거워졌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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