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엠네스티 활동가들이 지난해 11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경기장 건설 노동자를 상대로 저질러진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마드리드/EPA 연합뉴스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가 월드컵 준비 기간 동안 카타르에서 벌어진 노동착취에 대해 인정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클럽월드컵과 아랍컵을 개최하면서도 노동 문제와 관련해서는 자세한 정보를 내놓지 않았던 카타르가 폐해를 일부 시인한 것이다.
<에이피> 통신의 6일(한국시각) 보도를 보면, 카타르월드컵 조직위는 성명을 통해 “세 업체가 여러 영역에서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이러한 위반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들 업체를 감시목록에 올리고, 앞으로 월드컵 등 프로젝트에서 배제하는 등 광범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노동부 차원의 추가 조사와 징벌 조치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조직위의 성명이 있기 전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는 “카타르에서 보안 업무를 맡은 노동자들이 몇 달 혹은 심지어 몇 년씩 쉬는 날 없이 주 60시간을 초과하는 ‘강제 노동’에 시달려 왔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내놨다. 스티븐 콕번 국제엠네스티 경제·사회 정의 국장은 “많은 보안 노동자들이 고용주가 법을 어긴다는 점을 알면서도 돈을 못 받거나 일자리를 잃을까봐 저항하지 못했다”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나서 법을 준수하고 상황을 개선하도록 카타르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카타르는 2010년 월드컵 유치 이후 이주노동자의 연이은 돌연사가 보고되면서 ‘
피로 월드컵 경기장을 짓고 있다’는 지탄을 받아 왔다. 지난해 2월 영국 <가디언 >은 자체 조사 결과 10 년간
6750 명의 남아시아 출신 이주노동자가 숨졌다고 보도했다 . 국가별 사망자 통계를 보면 인도가 2711명 , 네팔이 1641명 , 방글라데시가 1018명 , 파키스탄 이 824명 , 스리랑카가 557명이다 .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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