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FC의 최재영이 2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3라운드 경기에서 수원FC를 상대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한국의 ‘천하제일축구대회’ 하나원큐 FA컵에서 언더독의 반란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일제히 치러진 2022 하나원큐 FA컵 3라운드 12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하위리그팀이 상위리그팀을 격침하는 결과가 나왔다. 세미프로리그인 K3리그 소속 부산교통공사와 울산시민축구단은 각각 K리그2 프로팀 김포FC와 부산아이파크를 꺾고 16강에 올랐다. 3라운드 FA컵에 참가하는 K리그1 인천유나이티드, 수원FC는 K리그2 광주FC와 부천FC에 일격을 당해 출전과 동시에 주저앉았다.
현재 K3리그 8위로 중위권에 자리한 부산교통공사는 김포(K2 9위) 방문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전반 9분께 상대 수비 사이로 파고든 부산교통공사 김소웅이 침착한 마무리로 먼저 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잡았다. 김포는 후반 26분 박재우의 골로 균형을 맞췄지만 연장 후반 부산교통공사 이민우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부산교통공사는 지난해 FA컵에서도 3라운드에서 당시 1부리그 소속이던 광주FC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 이긴 전력이 있다. 16강에서는 전남드래곤즈를 만나게 됐다.
상대팀의 코로나19 집단감염 덕에 2라운드를 부전승으로 통과한 울산시민축구단(K3 6위)은 부산아이파크(K2 10위)를 안방으로 불러 들여 2-0 완승을 따냈다. 2018년 창단 후 첫 FA컵 16강에 오른 울산시민축구단의 상대는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다. “전북 현대를 만나는 것이 목표”라고 했던 윤균상 울산시민축구단 감독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K리그1 2위 인천과 K리그2 1위 광주의 대결은 광주의 6-1 완승으로 결판났다. 광주는 킥오프 직후부터 주도권을 가져가며 김진영(2골), 하승운, 박준강, 허율, 마이키의 골로 인천을 압도했다. K리그1 득점 1위 무고사를 비롯해 주전을 상당수 빼고 나온 인천은 전반 내내 슈팅 하나 때리지 못하며 고전했다. 인천은 지난해 FA컵 3라운드에서도 2부리그 FC안양에 0-3 완패한 바 있다. 아울러 부천FC(K2 2위)는 수원FC(K1 7위)를 안방에서 1-0으로 꺾었다.
FC서울(K1 8위)은 안방에서 K3리그 1위 창원시청축구단에 절절매며 득점없이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4-3 진땀승을 따냈다. 앞서 2라운드에서도 서울 이랜드(K2 6위)를 연장 1-1, 승부차기 4-3으로 격파한 창원시청의 돌풍은 아쉽게 16강 문턱에서 멈춰섰다. 3라운드까지 생존한 유일한 4부리그팀 평창 유나이티드는 대전한국철도(K3 5위)에 1-2로 패했다. 2라운드에서 K리그2 11위 안산 그리너스를 잡아냈던 평창의 도전도 여기까지였다.
하나원큐 FA컵은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모든 팀이 출전해 아마추어팀부터 프로 최정상팀까지 60개팀이 겨루는 대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뛰지 않는 K리그1 8개 팀은 3라운드부터, 챔피언스리그 참가팀 4팀(전북 현대모터스, 울산 현대, 대구FC, 전남드래곤즈)은 16강부터 대진표에 들어온다. 컵 대회 우승팀에게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진다. 16강 경기는 다음달 25일 열린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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