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첼시FC)이 2020년 8월 29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FA 여자 커뮤니티실드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2-0으로 꺾고 우승한 뒤 동료와 셀카를 찍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첼시FC 위민의 ‘넘버 텐’ 지소연(31)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다.
첼시는 29일(한국시각)
공식 누리집을 통해 “눈부셨던 8년간의 클럽 생활을 뒤로 하고 지소연이 이번 시즌 종료와 함께 첼시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남아 있는 잉글랜드 FA 여자슈퍼리그(WSL)와 FA컵 대회 일정을 소화한 뒤 2022년까지로 예정된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한국행을 택하기로 한 것이다.
구단은 “그는 우리의 최장수 선수 중 하나로 팀의 주축 선수였다”고 평하며 지소연이 이룬 성취들에 대한 찬사를 표했다. 지소연은 2014년 한국인 최초로 여자슈퍼리그에 진출해 첼시에 합류한 뒤 208경기에 나서 68골(리그 37골)을 넣었다. 이후 그는 비잉글랜드인 중에서는 최초로 리그 100·200경기 출전 기록을 연달아 돌파했다.
지소연은 데뷔 시즌에 여자슈퍼리그 올해의 선수상과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고 올해의 팀에는 5번 이름을 올렸다. 첼시는 그가 런던에 도착한 이듬해 2015년 첫 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스프링시즌(2017년)과 최근 2연패를 포함 5번의 리그 우승, 3번의 FA컵 우승 등 11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첫 FA컵 우승이었던 2015년 결승전에서는 지소연이 직접 결승골을 넣기도 했다.
지소연을 발탁한 엠마 헤이스 첼시 감독은 “여자슈퍼리그 역사상 가장 놀라운 선수 중 한 명을 지도한 것은 영광이자 특권이었다”라며 “지소연은 피치 안팎에서 구단의 성장을 도왔다. 인격적으로도 근사했던 그가 몹시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소연은 구단의 영상 인터뷰에서 “우리의 팀워크는 최고였다. 세계 각국 정상급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들을 남겨두고 떠나는 일은 매우 힘들지만 그들도 나를 그리워할 것”이라며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이어서 지소연은 촉촉해진 눈시울로 감독과 팬들에 대한 감사를 표하면서 “한 번 블루는 영원한 블루다(Once a blue, always a blue)”라고 했다.
이번 시즌 16승 2무 2패로 리그 1위(50점)인 첼시 위민은 리그 두 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한 경기를 덜치른 2위 아스널 위민과 승점차는 4점. 방심할 수 없는 격차다. 맨체스터시티와의 FA컵 결승전 역시 남아 있다. 지소연은 팀에 더블을 안기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리그 경기는 현지시각으로 30일과 다음달 8일, FA컵 결승은 다음달 15일 펼쳐진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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