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버턴 팬들이 19일(현지시각) 1부 리그 잔류를 결정지은 팀의 승리를 만끽하며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 안을 가득 채운 채 기뻐하고 있다. 리버풀/로이터 연합뉴스
9개월 여정의 마침표를 찍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커튼콜이 다가오고 있다. 마지막 38라운드 10경기가 일제히 킥오프하는 23일 자정(한국시각), 90분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 강등, 유럽대항전 진출의 주인공이 모두 결정난다.
유럽 축구 최강의 맞수로 자리잡고 있는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1위·90점)와 위르겐 클롭 감독의 리버풀(2위·89점)은 승점 1점차로 맞붙어 있다. 지난 15일 맨시티가 웨스트햄 방문 경기에서 2-2 무승부에 그치면서 차이가 확 줄어들었다.
마지막 날 맨시티는 애스턴빌라(14위)를, 리버풀은 울버햄프턴(8위)을 각각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맨시티가 지거나 비기고 리버풀이 이기면 ‘골든크로스’다. 만약 리버풀이 비기고 맨시티가 6골 이상 먹히며 패하게 되면, 승점과 골득실이 모두 같아져 우승을 가리기 위한 플레이오프 매치를 해야 한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로이터 연합뉴스
과르디올라 감독은 “리버풀을 상대로 4경기 전에 우승을 결정짓거나 할 수 없다.
끝까지 싸워야만 한다. 우리가 가진 특권은 안방에서 우리 손으로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클롭 감독은 “(역전 우승) 가능성이 존재한다. 희박하지만, 존재한다. 그거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맨시티는 18∼19시즌 승점 1점차로 간신히 리버풀(당시 97점)을 제치고 우승한 적이 있고, 구단 첫 우승인 11∼12시즌에는 마지막 경기에서 역전승을 일구며 승자 동률에 골득실 우위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끌어내리고 정상에 서기도 했다. 대역전의 희생양이 될 수도, 2연속 디펜딩 챔피언이 될 수도 있다.
우승권의 반대편 강등권에서는 이미 왓포드(19위)와 노리치시티(20위)의 탈락이 결정됐고, 번리(17위)와 리즈 유나이티드(18위)가 승점 동률(35점)에 골득실 차이로 딱 붙어 있다. 마지막 경기에서 두 팀 중 1점이라도 승점을 더 챙긴 한 팀만이 살아 남는다. 번리는 뉴캐슬(12위)을, 리즈는 브렌트포드(11위)를 상대한다.
이 두 팀과 강등권 진창 싸움을 벌였던 에버턴은 20일 새벽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서 2골을 먼저 먹히고도 3-2로 뒤집어내는 저력을 선보이며 스스로를 지켜냈다. 승점 39점에 16위. 잔류 확정에 감격한 팬들은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라운드 위로 앞다퉈 난입했다. 마지막 날 여러 경기장에서 펼쳐질 수 있는 풍경이다.
아스널의 마틴 외데고르(외쪽)가 지난 16일(현지시각) 뉴캐슬에 패한 뒤 얼굴을 감싸쥐고 주저앉아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달린 4위 대결은 가장 뒤집힐 확률이 낮다. 4위 토트넘이 노리치시티에 지고, 5위 아스널이 애버턴을 이기거나, 토트넘이 비기고 아스널이 16골차이로 이기지 않는 한 순위는 뒤집어지지 않는다.
스포츠통계매체 <파이브써티에이트>의 예측을 보면 리버풀이 맨시티를 넘어 우승할 확률은 18%, 리즈가 번리를 누르고 잔류할 확률은 24%인데,
아스널이 4위로 올라설 확률은 4%에 불과하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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