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칠레 간 평가전에서 슛이 빗나간 뒤 아쉬워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세계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손흥민(30·토트넘)이 기준치 이상으로 경기에 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아시아 선수가 유럽 선수보다 더 많은 피로를 느낄 수 있다는 지적인데, 국제축구연맹(FIFA) 등이 선수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9일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연구 결과를 인용해 손흥민이 지난 3시즌(2018∼2019, 2019∼2020, 2020∼2021) 동안 평균 약 57경기를 뛰었고, 이는 국제축구선수협회가 자체 연구를 통해 제시한 기준치를 초과하는 숫자라고 밝혔다. 국제축구선수협회는 한 시즌 동안 선수가 피로를 해소하고 부상을 예방하며 뛸 수 있는 최대치를 55경기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제축구선수협회는 선수별 비행시간, 비행 거리 등을 분석해 손흥민 등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 선수들보다 더 많은 피로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 바 있다. 실제 손흥민은 당시 3시즌 동안 총 300시간을 비행해 팀 동료 해리 케인(123시간)보다 177시간을 더 이동에 썼다. 비행 거리도 22만3637㎞에 달해 케인(8만6267㎞)보다 13만7370㎞ 더 많았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비행시간, 이동 거리 등을 분석한 국제축구선수협회 모니터링 자료.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뛰는 일본 국가대표 요시다 마야는 7일(한국시각) 미디어 브리핑에서 “국제경기 후 이동 거리가 먼 아시아권 선수들이 유럽권보다 많이 지쳐있다”라며 “국제축구연맹이나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요나스 베어-호프만 국제축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선수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며 “이동 거리를 줄여주고 경기 수를 줄여서 선수들이 혹사당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훈기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은 “선수들의 경기 수를 줄이고, 국제축구연맹이나 아시아축구연맹 주관 국제대회의 경우 경기 기간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와 함께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3일 휴식과 4일 휴식은 선수들이 회복하는 데 있어 하늘과 땅 차이”라고 전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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