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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만의 대패, 둘로 갈라진 ‘축구 종가’ 잉글랜드

등록 2022-06-15 18:01

잉글랜드, 안방서 헝가리에 0-4 패
감독 경질 둘러싸고 팬·전문가 설전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로이터 연합뉴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로이터 연합뉴스
반세기 만에 나타난 잉글랜드 축구의 ‘구원자’처럼 여겨졌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52) 감독이 한순간에 역적으로 내몰리게 됐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남자축구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각)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3조 4차전 헝가리와 안방 경기에서 0-4로 완패했다.

잉글랜드가 안방에서 치른 경기로는 1928년 스코틀랜드(1-5)에 패한 이후 근 한 세기(94년) 만의 대패다. 안방서 헝가리에게 진 건 1953년(3-6) 이후 69년, 4점 차 패배는 1964년 브라질 친선전(1-5) 이후 68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잉글랜드는 슈팅 수(10-6)와 점유율(68-31) 등을 앞서고도 헝가리의 조직적인 압박과 역습 패턴에 연달아 실점하며 후반 35분 0-3까지 몰렸다. 이미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 잉글랜드 수비수 존 스톤스(맨체스터 시티)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후반 44분 헝가리는 한 골을 더 추가하면서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박살 냈다.

2016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사우스게이트는 2018년 러시아에서 28년 만에 월드컵 4강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996년 잉글랜드월드컵 우승 이후 처음으로 국제대회 결승에 진출, 유로2020 준우승을 달성했다. 영국 <비비시>(BBC)는 2018년 그를 ‘올해의 감독’에 선정했다.

69년 만에 잉글랜드 원정 경기 승리를 거둔 헝가리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69년 만에 잉글랜드 원정 경기 승리를 거둔 헝가리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헝가리의 롤런드 설라이(가운데)가 슈팅하고 있다. 설라이는 이날 2골을 넣었다. AP 연합뉴스
헝가리의 롤런드 설라이(가운데)가 슈팅하고 있다. 설라이는 이날 2골을 넣었다. AP 연합뉴스
그러나 팬들의 신용은 바닥난 것처럼 보인다. 이날 경기에서 잉글랜드 관중들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향해 “넌 지금 네가 뭘 하는지 몰라(You don’t know what you are doing)”라고 조롱 조의 노래를 합창했다. 6월 한 달 동안 네이션스리그 4연전 2무2패(득점 1골)의 졸전을 지켜봐 온 인내심이 폭발한 것이다.

전직 잉글랜드 대표팀 수비수 스테픈 워녹은 <비비시> 라디오에서 “사우스게이트는 빛나는 업적을 세웠지만 잉글랜드는 더 잘해야 한다”라며 “그가 다음 단계로 팀을 이끌 적임자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야유로 경기장을 채웠던 팬들의 심경을 대변했다.

반박의 목소리도 거세다. 리버풀 레전드 수비수 출신 방송인 제이미 캐러거는 트위터를 통해 관중들에게 “입 닥쳐라 이 광대들아. 이 감독은 1966년 이후 이 나라를 두 번의 토너먼트에서 최선의 자리에 올려놓았어”라고 썼다.

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토트넘) 역시 “(감독 경질은) 정말 실망스러운 질문이다. 사우스게이트는 잉글랜드를 지난 50년 간 가장 성공적인 팀 중 하나로 변화시켰다”라고 일축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선수를 보호하는 것이 감독의 일이고, 오늘의 결과는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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