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기성용(가운데)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무관 위기에 내몰린 ‘디펜딩 챔피언’도, 강등 경쟁에서 살아 돌아온 전통 명가도 웃지 못했다. FA컵 정상에서 성사된 ‘전설매치’의 첫 90분 전반전은 무승부였다.
전북 현대와 FC서울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서울로서는 안방에서 먼저 두 골을 넣고도 승리를 매조 짓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반면 전북은 2017년 이후 지난 5시즌 동안 단 한 번도 서울에 지지 않은 ‘천적 디엔에이(DNA)’를 십분 발휘했다. 이 기간 상대 전적은 무려 17경기 13승4무.
시작부터 풍성한 골 잔치였다. 킥오프 폭죽 연기가 사라지기도 전인 전반 2분 서울의 캡틴 기성용이 페널티 박스 모서리 부근에서 낮게 깔아 찬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전북에 불시의 일격을 안긴 서울은 이어서 37분께 김진야가 올린 크로스를 조영욱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한 골을 더 추가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유려한 방향전환 빌드업 뒤 나온 작품이었다.
전북 바로우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 1차전에서 만회골을 넣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러나 전북은 기어코 전반이 끝나기 전 균형을 맞춰냈다. K리그1 후반기부터 절정의 폼을 보여온 바로우가 전분 42분 드리블로 수비 둘을 벗겨낸 뒤 터뜨린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포는 시발점이 됐다. 결국 전반 추가시간 김진수의 크로스를 송민규가 머리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김진야가 핸드볼 반칙을 범했고, 비디오 판독 온필드 리뷰 끝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키커로 나선 조규성은 가볍게 골망을 갈랐다.
후반 들어 전북은 백승호·김보경을, 서울은 팔로셰비치를 투입하며 주도권 다툼을 벌였으나 전반에 온 힘을 쏟아낸 듯한 양 팀 선수들은 어느 쪽도 후반 균형을 깨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원정 다득점에서 실리를 챙긴 전북이 근소 우위를 점한 모양새다. 힘겨웠던 2022시즌 유종의 미를 향한 두 팀의 승부는 오는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2차전으로 이어진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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