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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 간 손흥민의 꿈, 벤투호는 이제 기적이 필요하다

등록 2022-11-03 18:55수정 2022-11-04 02:32

안면골절로 이번 주 수술, 월드컵 출전 불투명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지난 2일(한국시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마르세유(프랑스)와 경기에서 안면 부상을 당한 뒤 치료를 받고 있다. 마르세유/AP 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지난 2일(한국시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마르세유(프랑스)와 경기에서 안면 부상을 당한 뒤 치료를 받고 있다. 마르세유/AP 연합뉴스

부상 망령이 한국의 에이스에게까지 마수를 뻗쳤다.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안면골절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월드컵 본선을 코앞에 둔 벤투호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손흥민이 주저앉은 건 지난 2일(한국시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마르세유(프랑스)와 경기에서다. 전반 23분 중앙선 부근에서 공중볼을 따내기 위해 뛰어오른 손흥민은 경합 상대였던 마르세유 수비수 찬셀 음벰바의 어깨에 얼굴 왼편을 가격당하며 쓰러졌다. 충돌 부위는 순식간에 부어올랐고 그는 곧바로 교체되어 얼굴을 감싸 쥔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라커룸에서 대기한 손흥민은 다소 회복된 모습으로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

마르세유전 승리 뒤 손흥민이 얼굴 왼편이 퉁퉁 부어오른 채 라커룸에서 토트넘 동료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인스타그램 갈무리
마르세유전 승리 뒤 손흥민이 얼굴 왼편이 퉁퉁 부어오른 채 라커룸에서 토트넘 동료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튿날 토트넘은 구단 누리집을 통해 진단 결과 “손흥민이 왼쪽 눈 주변 골절상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게 됐다”라며 “수술 이후 구단 의료진과 함께 재활을 시작할 것”이라고 알렸다. 소식을 접한 대한축구협회(KFA) 역시 “(손흥민은) 이번 주 중으로 수술 예정이고 월드컵 출전 가능 여부는 수술 결과를 지켜본 뒤 판단할 것”이라고 빠르게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구단 의무팀과 협조하고 있으며 파울루 벤투 감독의 별도 인터뷰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24일)까지 고작 3주를 남겨두고 터진 악재다. 손흥민은 안구를 둘러싼 안와골 일부가 부러진 것으로 보이는데 수술 뒤 의료진의 판단 없이 복귀 시점을 예단하긴 어렵다. 의학 전문지 <메드스케이프>가 지난해 게재한 관련 연구를 보면 “안면 골절을 당한 선수에게는 부상 후 20일까지는 일절 활동을 금지하고 41일 뒤부터 풀 트레이닝 및 실전 경기를 권고한다”라고 나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월드컵을 통째로 날릴 위험도 적지 않다.

손흥민 골절 추정 부위. 연합뉴스
손흥민 골절 추정 부위. 연합뉴스

한국 대표팀에는 청천벽력이다. 손흥민은 벤투호의 상수였다. 한준희 <한국방송>(KBS) 해설위원은 “손흥민 유무에 따라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의 전술적 대응이 달라질 것”이라며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나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처럼 손흥민은 상대 전술을 제어하는 효과가 있는 선수”라고 했다. 손흥민의 뒷공간 침투를 의식한 상대는 수비 라인을 마음 놓고 올리지 못하고, 그에게 두세 명씩 수비가 들러붙으면 다른 쪽 동료에게 공간이 난다. 손흥민은 그라운드 위에서 존재만으로도 전술이었다.

11월 월드컵 딜레마가 리스크로 돌아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시즌 도중 월드컵을 치르면 유럽 리그 선수들은 경기력이 올라온 상태에서 뛸 수 있다. 다만 부상 위험도 커지는데 그 일이 터졌다”라고 했다. 실제 월드컵이 가까워질수록 각국 대표팀에서 주전 이탈이 속출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은골로 캉테와 폴 포그바를 모두 잃으면서 중원이 헐거워졌고, 아르헨티나의 앙헬 디마리아, 브라질의 히샤를리송 등 갈림길에 선 선수가 많다.

지난해 6월 유로2020 경기를 뛰고 있는 케빈 더 브라위너. EPA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유로2020 경기를 뛰고 있는 케빈 더 브라위너. EPA 연합뉴스

골절 부상 여파로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 경기를 뛰고 있는 나폴리의 빅터 오시멘. EPA 연합뉴스
골절 부상 여파로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 경기를 뛰고 있는 나폴리의 빅터 오시멘. EPA 연합뉴스

손흥민과 벤투호 앞에 놓인 운명은 두 갈래다.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의 길과 빅터 오시멘(나폴리)의 길이다. 벨기에의 미드필더 더 브라위너는 지난해 2020 유럽축구연맹 유럽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안면골절 부상을 당했으나 수술 뒤 19일 만에 복귀해 4경기를 뛰며 벨기에의 8강을 이끌었다. 반면 김민재의 동료이기도 한 나이지리아 스트라이커 오시멘은 지난해 11월 광대 골절로 40여일을 쉬면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뛰지 못했다. 손흥민과 벤투호, 모두에게 기적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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