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티FC의 모따(가운데)가 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와 경기에서 추격골을 넣은 뒤 공을 들고 달려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신생팀의 공세는 매서웠다. 천안시티FC가 프로리그 데뷔전에서 난타전 끝에 분패했다.
박남열 감독이 이끄는 천안은 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와 안방 개막전에서 2-3으로 졌다. 2008년 창단 후 줄곧 세미프로리그인 K3에 머물렀던 천안은 올해 초 K리그 가입 승인을 받아 올 시즌 프로 무대 첫발을 뗐다. 프로 첫 경기를 앞두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박 감독은 투지 서린 공격 축구로 운동장에 함성을 불렀다.
화력전이었다. 부산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두 골을 몰아쳤다. 전반 6분 최준이 뒤에서 띄워준 공을 라마스가 침투하며 깔끔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에 꽂아넣었다. 이어서 4분 뒤 라마스와 페신이 전방 압박으로 천안 수비 라인에서 공을 따냈고 페신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뽑았다. 부산의 지난 시즌 득점은 리그 40경기 34득점. 경기당 한 골이 안 되는 빈공으로 득점 최하위에 머물렀던 부산의 달라진 공격력이었다.
천안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간결하고 빠른 역습 전환을 내세운 천안은 전반 28분 오른쪽에서 김주환이 올린 크로스에 모따가 머리를 들이밀며 추격을 개시했다. 팀의 역사적인 프로 첫 골이었다. 전반 40분 부산의 ‘캡틴’ 이한도가 한 골을 추가하며 다시 차이를 벌렸으나 후반 시작 2분 만에 모따가 두번째 추격골을 신고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 펀칭 후 천안 오윤석이 세컨드볼을 문전으로 때려냈고 모따가 원터치로 돌려 골망을 흔들었다.
부산 아이파크의 이한도가 천안과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엠블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천안은 이날 점유율(53-47)과 공중볼 경합(25-17) 등에서 부산을 앞섰고 슈팅 숫자(10-12)에서도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멀티골의 주인공 모따는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슈팅(4개)을 기록하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프로 첫 경기를 패배로 마무리한 박 감독은 경기 뒤 “초반 실점했지만 정비를 잘 했고 경험이 부족했다. 오늘 경기를 자양분 삼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입장 관중은 3299명. 천안의 지난 시즌 평균 관중보다 다섯배 많은 숫자다.
한편, 같은 시간 전남 광양에서는 FC안양이 전남 드래곤즈에 1-0 방문 승리를 따냈고 창원에서는 경남FC가 부천FC를 1-0으로 제압했다. 삼일절 킥오프한 K리그2는 새내기 천안과 충북 청주FC 두 팀이 가세해 열 세팀이 1부 승격을 향한 9개월 대장정에 돌입한다. 우승팀은 자동 승격하고 2위 팀은 1부 11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홈 앤드 어웨이 2연전)를 치른다. 3∼5위 팀은 리그 플레이오프를 거쳐 1부 10위 팀을 상대로 승격에 도전한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