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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프로젝트’의 실패, 메시·네이마르·음바페 공존할 수 있나

등록 2023-03-22 17:06수정 2023-03-23 02:02

경기력보다 마케팅 ‘슈퍼팀’의 챔스 잔혹사
파리생제르맹의 리오넬 메시가 지난 1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2∼2023 리그1 스타드 렌과 경기 중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파리는 이날 경기에서 0-2로 졌다. 파리/AP 연합뉴스
파리생제르맹의 리오넬 메시가 지난 1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2∼2023 리그1 스타드 렌과 경기 중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파리는 이날 경기에서 0-2로 졌다. 파리/AP 연합뉴스

2011년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을 인수했을 때, 카타르투자청의 목표는 확고했다. ‘리브랜딩’. 내수용 클럽에 지나지 않았던 중위권 구단을 유럽 최고의 도시에 걸맞은 ‘슈퍼 팀’으로 탈바꿈하고자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들을 시장가의 2∼3배 웃도는 가격에 쓸어담았고, 클럽의 ‘하입’(가치)을 끌어올리고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파리는 지난해 기준 세계 축구 구단 브랜드 가치 7위에 올랐다. 대성공이지만, 지금 파리 구단에 웃는 사람은 없다. 파티할 분위기가 아니다.

상업적으로는 성공이지만 축구에서는 실패다. ‘카타르 시대’ 열 한 번의 시즌 동안 리그에서 우승 8회, 준우승 3회를 차지한 파리에는 아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가 없다. 16강 다섯 번, 8강 네 번, 그리고 4강과 준우승 각각 한 번이 전부다. 이번 시즌까지 두 번 연속 16강에서 탈락했다. 이제는 “이 프로젝트를 끝내야 할 때”(비비시)라는 진단과 함께 슈퍼스타 마케팅에 방점을 찍은 파리의 경영 전략이 그라운드 위에서는 오히려 경기력을 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에른 뮌헨의 에릭 막심 추포모팅(위)이 지난 8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의 일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파리와 2차전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동료 레온 고레츠카에게 안겨 환호하고 있다. 뮌헨/DPA 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의 에릭 막심 추포모팅(위)이 지난 8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의 일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파리와 2차전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동료 레온 고레츠카에게 안겨 환호하고 있다. 뮌헨/DPA 연합뉴스

지난 9일(한국시각) 파리를 집으로 돌려세운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0-2 패)은 실패의 양상을 함축해 보여준다. 안방 1차전에서 0-1로 패한 파리는 최정예 전력을 가동했지만 에이스의 부진과 얕은 선수층에 발목 잡혔다. 킬리안 음바페는 드리블 한 번 성공하지 못하며 절절 맸고 리오넬 메시 역시 강고한 뮌헨 중원 앞에 힘을 쓰지 못했다. 선제골을 먹고 패색이 짙어지는 중에도 믿고 투입할 벤치 자원이 없었다. 반면 뮌헨에서는 교체 투입된 세르주 그나브리가 쐐기골을 넣었다.

파리의 선수진은 화려했지만 실속이 없었다. 파리는 2017년 네이마르를 축구 역사상 최고 이적료(약 3000억원)에, 2018년 음바페를 그 다음 가는 고가(약 2000억원)에 영입했다. 이후 2021년 메시를 비롯해 세르히오 라모스 등 고액연봉 스타들을 데려왔으나 동시에 앙헬 디마리아, 마우로 이카르디, 안데르 에레라 등 수많은 선수를 내보내야 했다. 어느 팀을 가도 주전이 거뜬한 알짜배기 선수들이다. 이번 경기에서 뮌헨의 선제골을 넣은 에릭 막심 추포모팅 역시 2020년까지 파리에서 뛰었던 선수다.

파리생제르맹의 킬리안 음바페가 지난 1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2∼2023 리그1 스타드 렌과 경기 패배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파리생제르맹의 킬리안 음바페가 지난 1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2∼2023 리그1 스타드 렌과 경기 패배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지난 10년간 한화로 약 1조6000억원을 들여 구축한 ‘꿈의 라인업’이 다시 ‘내수용 클럽’으로 귀결될지 모른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파리는 여전히 세 명의 위대한 재능(네이마르·음바페·메시)을 억지로 한 팀에 묶어두려고 하는데 이는 스포츠에서의 이점보다 이미지와 마케팅, 소프트파워를 향한 구단주의 욕망이 중시되는 환경의 결과다. 당장의 성공을 추구하는 스타들에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결합하는 일은 물과 기름을 섞는 것과 같다”라고 짚었다. 파리는 ‘원 팀’이 되는 데 실패하고 있다.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네이마르는 장기 부상으로 이탈했고 메시의 계약은 올여름까지다. 지난해 재계약한 음바페가 언제 마음을 바꿀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난해 여름 부임한 루이스 캄푸스 단장과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 사이 월권의 조짐이 인다는 보도가 나오고, 스타 선수들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는다. 가장 최근 20일에는 스타드 렌과 리그 경기에서 0-2로 졌다. 파리가 리그에서 안방 경기를 진 것은 2021년 4월 이후 2년 만이다. 곳곳에서 제국의 균열이 인다. 파리는 3900만명의 틱톡 팔로워를 얻었지만 ‘슈퍼 팀’이 되지는 못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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