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열린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선수 부문에 선정된 최순호 수원FC 단장(왼쪽부터),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이동국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3년 슈퍼리그(K리그의 전신)가 처음 시작됐을 당시 저는 동대문 경기장에서 볼보이를 하던 축구 선수였다. 그때 경기를 보면서 저 무대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고 축구를 했는데 몇 년 뒤 꿈을 이뤘다. 그동안 제가 받은 상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상이 아닌가 싶다.”(홍명보 울산현대 감독)
40살 K리그의 유산을 기리는 초대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거행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일 서울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열고 선수 부문에 이동국과 신태용 인도네시아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홍명보 감독, 최순호 수원FC 단장, 지도자 부문에 김정남 전 울산 감독, 공헌자 부문에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헌액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
명예의 전당 제도를 시행한 건 K리그가 처음이다.
한 자리에 모인 한국 프로축구의 전설들은 감격에 찬 소감을 전했다. “이동국 선배의 228골(K리그 최다)에 두 번째로 많은 도움을 한 게 저다. 밥 한 번 사시라”라는 최태욱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의 농담 섞인 소개말로 단상에 오른 이동국은 “막내 (이)시안이가 요즘 축구에 빠져 있다. 제 선수 시절 기억은 없는데 아빠가 프로선수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는 얘기를 하는 날이 와서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현역 시절 성남 일화 천마(현 성남FC)의 ‘원클럽맨’으로 헌신하며 두 번의 리그 3연패 포함 트로피를 쓸어 담았던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을 맡아 K리그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K리그는 인도네시아리그보다 훨씬 강한 리그’라고 이야기한다”라고 했다. K리그의 유일무이한 신인 최우수선수(MVP) 출신 홍 감독 또한 “이 기쁨을 울산 선수들, 팬들과 같이 누리겠다”라고 말했다.
프로축구 초창기 포항제철 아톰즈(현 포항 스틸러스), 럭키금성(현 FC서울)과 대표팀에서 불세출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최순호 단장은 “가슴 벅찬 이 순간에 당시 운동장에서 함께 뛰었던 선배, 동료, 후배들이 모두 기억 난다”라며 “저는 축구를 제 직업으로 선택했고, 많은 곳에서 축구를 통해 사회생활을 해왔다. 제 축구 인생 50년이 넘도록 지켜봐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김정남 전 울산 감독을 대신해 손자인 김민석씨가 K리그 명예의 전당 지도자 부문 헌액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대신해 아들 박성빈씨가 K리그 명예의 전당 공헌자 부문 헌액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도자 부문에 헌액된 김정남 전 감독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고 손자 김민석씨가 대신 상을 받았다. 김씨는 “K리그 감독으로 늘 행복했다”는 할아버지의 소감을 전했다. 공헌자 부문 고 박태준 회장을 대신해서는 아들 박성빈씨가 대리 수상했다. 최순호 단장은 박 회장을 소개하며 “최초의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최선의 시스템을 구축했던 선각자”라고 일컬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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