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가 1일(현지시각)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 에콰도르와 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있다. 산티아고/연합뉴스
결과에서 앞서는 ‘실속축구’. 김은중호가 ‘효율축구’로 8강으로 순항했다. 두 대회 연속 8강행을 일궜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살 이하 축구대표팀이 2일(한국시각) 아르헨티나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이영준, 배준호, 최석현의 연속골로 에콰도르를 3-2로 꺾었다. 유일한 아시아 8강 팀의 자존심도 지켰다.
한국은 5일 8강전에서 나이지리아와 만나 4강 진출을 다툰다. 나이지리아는 16강전에서 개최국 아르헨티나를 꺾은 강호다.
한국은 이날 최전방에 장신 공격수 이영준(김천)을 배치하고 좌우 날개에 배준호(대전)와 김용학(포르티모넨스)을 세운 4-2-3-1 전형을 가동했다. 중앙에는 이승원(강원), 강상윤(전북), 박현빈(인천)이 자리 잡았고, 포백은 박창우(전북)-김지수(성남)-최석현(단국대)-최예훈(부산)으로 구성했다. 골키퍼는 김준홍(김천).
한국 선수들이 1일(현지시각)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16강전 에콰도르와 경기에서 후반 최석현(4번)의 세 번째 골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산티아고/연합뉴스
조심스럽게 경기하던 두 팀의 팽팽한 긴장감은 전반 초반 한국의 선제골로 깨졌다. 한국은 전반 11분 역습 상황에서 측면 공격수 배준호가 후방에서 길게 올라온 패스를 통제한 뒤, 곧바로 반대쪽의 이영준을 향해 띄웠다. 이 공을 골문으로 달려들던 이영준이 가슴으로 터치하면서 떨어지는 공을 통렬한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차세대 대형 스트라이커의 가능성을 알린 한방이었다.
기세를 탄 한국은 전반 19분 패스와 판단 능력이 좋은 배준호의 추가골로 더 달아났다. 배준호는 골지역 전방에서 공을 잡아냈고, 상대 수비를 따돌리는 영리한 속임 동작으로 공간을 연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반격에 나선 에콰도르는 전반 36분 저스틴 쿠에로가 페널티킥으로 득점하면서 추격전을 폈다.
하지만 점유율을 내준 채 끈끈한 수비 조직력으로 에콰도르의 파상 공세를 막아서던 한국이 후반 3분 최석현의 헤딩골로 다시 격차를 벌렸다. 중앙 수비수로 공격에 가담한 최석현은 주장 이승원이 올린 코너킥 공이 휘어들어 오자 달려 나온 상대 골키퍼 앞에서 머리로 돌려 골망 구석을 강타했다.
이영준이 1일(현지시각)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16강전 에콰도르와 경기에서 선취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산티아고/연합뉴스
에콰도르는 이후 수비수를 빼고 공격진을 늘리는 적극적인 공세로 나왔고, 한국은 상대의 파상적 압박을 막기 위해 수비를 보강하는 등 방비를 강화했다. 가끔 기습적인 역공도 펼쳤다.
한국은 후반 39분 상대의 코너킥 공격으로 빚어진 혼전 상황에서 실점하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에콰도르는 공세의 고삐를 쥔 채 쉴 새 없이 한국 진영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선수 전원이 집중력을 갖고 상대를 막아 세웠고, 이영준을 앞세운 기습 공격 등으로 전진을 견제하는 등 막판 집중력을 살려 승리를 밀봉했다.
이날 점유율(26%-55%), 슈팅수(8개-26개), 유효슈팅수(4개-5개) 등에서 밀렸지만 결과를 챙긴 것이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이영준의 골로 초반 경기 분위기를 우리가 가져왔다. 위기가 있었지만 잘 관리했다. 김은중 감독이 상대의 약점을 간파해 얻어낸 득점을 적절한 선수교체로 관리하면서 승리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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