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7살 이하(U-17) 남자 축구대표팀이 지난 25일(현지시각) 타이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17살 이하 아시안컵 타이와 8강전에서 득점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연맹 제공
월드컵 본선 티켓은 이미 확보했고, 남은 고지는 아시아 정상이다. ‘변성환호’의 도전이 마지막 장에 접어들고 있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17살 이하(U-17) 남자 축구대표팀은 29일 밤 11시 타이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17살 이하 아시안컵 4강전을 치른다. 타이와 8강전 승리로 오는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17살 이하 월드컵 본선 진출권은 따냈고, 이제 대회 우승을 노린다. 한국은 이 대회 역사상 네 번 결승에 올라 1986년과 2002년 두 차례 정상에 섰다. 이후 21년간 트로피와 연이 없었다.
변성환호는 이번 대회 4경기 동안 14골을 넣고 4골을 실점했다. 각각 4골씩 터뜨린 김명준(포항제철고)과 윤도영(충남기계공고)은 대회 득점왕 공동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다득점 화력 쇼를 뒷받침하는 건 한국의 연령별 남자 축구대표팀 중에서도 가장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경기 스타일이다. 변 감독은 타이전 이후 “대회 시작부터 우리 팀의 플레이 스타일과 원칙, 방향을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 선수들도 꾸준히 따라줬기에 잘 헤쳐왔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 17살 이하(U-17) 남자 축구대표팀 선수와 코치진이 타이전 승리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대길 해설위원은 “그간 한국축구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았던 창의성이 뛰어나다. K리그 유스팀과 대한축구협회의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등 꾸준히 이어온 유소년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준희 해설위원 역시 “최근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한국 축구가 더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보는 재미가 있는 기술적인 유형의 선수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라며 “변 감독도 성남FC 유소년팀 지도자 시절부터 전문성 높고 진취적이었다. 선수들과 감독의 궁합이 좋다”라고 평했다.
준결승 상대인 우즈베키스탄은 D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해 8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2-0 승)를 꺾었다. 득점은 5골에 그쳤지만 한 골밖에 내주지 않은 철벽 수비가 돋보인다. 지난해 이 대회 예선에서 한국을 3-2로 잡아낸 전력도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또 다른 4강전에서는 일본과 이란(29일 저녁 9시)이 맞붙는다. 결과에 따라 결승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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