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 누가 ‘독일 골망’ 터뜨릴까

3일 월드컵 H조 최종 독일전
박은선 해결사 구실 주목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일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의 스펜서 파크에서 훈련하고 있다. 브리즈번/연합뉴스

결정력 빈곤의 여자축구대표팀, 과연 누가 골망을 열 것인가?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3일 저녁 7시(한국시각)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H조 최종전 독일과의 경기에 총력을 다한다.

조별리그 1차 콜롬비아전(0-2), 2차 모로코전(0-1) 패배로 벼랑끝에 몰린 한국이 피파 랭킹 2위의 강호 독일을 상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대회 무득점 탈락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에 선수들의 각오엔 날이 서 있다.

벨 감독도 2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간 발휘하지 못한 우리 역량을 내일 모두 보여주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이론적으로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5골차 이상으로 독일에 이겨야 한다. 또 콜롬비아가 모로코에 져야 한다. 독일도 패배할 경우 난관에 처하기 때문에 강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까닭에 한국의 현실적인 목표는 무득점 탈피다.

한국은 2003년 미국, 2015년 캐나다, 2019년 프랑스 대회까지 이전 월드컵에서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친 적은 없었다. 2003년 대회 때는 3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마지막 노르웨이전에서 1골(1-7패)을 넣었고, 4년전 프랑스 대회 때도 3패를 했지만 마지막 노르웨이전 골(1-2패)로 자존심을 지켰다.

콜린 벨 감독. 브리즈번/연합뉴스

김대길 해설위원은 “욕심을 내기에는 객관적 조건이 만만치 않다. 최소한 골을 잡아내고 대회를 마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결정력을 보여줄 후보로는 여전히 박은선(서울시청)이 꼽힌다. 앞서 이번 대회 두 차례 조별리그 경기에 모두 출전했던 박은선은 높이와 힘을 겸비해 좌우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처리할 능력이 좋지만, 질 좋은 패스가 올라오지 않으면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슈팅력도 좋다.

대표팀의 젊은 피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혼혈 선수인 케이시 유진 페어(PDA)나 패기가 좋은 강채림(인천현대제철)과 천가람(화천KSPO), 배예빈(위덕대) 등은 골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선수들이다.

결전을 앞둔 벨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잠재력이 정말 엄청나다. 국제무대가 주는 긴장감,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 지난날의 과오와 실수를 잊고 남은 경기에서 기량을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