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경기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충북 청주FC 선수들이 뒤엉켜 치열하게 공을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4년만의 1부 승격 꿈에 팬들은 기대감에 넘쳤다. 하지만 종료 직전 얻어맞은 동점골에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박진섭 부산 감독은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부산 아이파크가 2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K리그2 마지막 경기에서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막판 동점골을 내주면서 충북청주FC와 1-1로 비겼다. 부산은 2위(20승10무6패·승점 70)로 밀렸고, 이날 승점 3을 추가한 김천 상무(22승5무9패·승점 71)에게 K리그2 우승컵을 넘겼다.
이로써 내년 시즌 1부리그 직행 승격권은 1위 김천으로 돌아갔다. 4년만에 1부리그 복귀를 노렸던 부산은 K리그1 11위 팀과 플레이오프라는 관문을 거쳐야 한다.
이날 경기가 뼈아픈 것은 선제골을 뽑았고,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박진섭 감독은 경기 전 “큰 경기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고, 선수들이 잘 따라줬지만 막판 통한의 동점골에 맥이 빠졌다.
부산은 전반부터 라마스, 페신, 김찬을 앞세워 청주의 골문을 두드렸다. 득점 기회도 여러 차례 연출했다. 하지만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고, 결국 선제골은 후반 24분에 나왔다. 파상적인 공세로 청주의 수비가 흐트러졌고,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 페신이 상대의 드리블 뒤 아크 부근에서 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박진섭 감독은 공세의 고삐를 더 죄며 청주를 압박했다.
하지만 최윤겸 감독의 청주의 반격이 거셌다. 청주는 경기가 막판으로 치달을수록 공세적으로 나섰고, 6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진 경기 막바지 조르지의 환상적인 슈팅으로 득점해 균형을 이뤄냈다. 안방 팀을 응원하던 팬들의 얼굴은 어두워졌고, 박진섭 감독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부산은 이후 혼신의 힘을 다해 청주의 골문을 노렸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청주는 13승13무10패 8위.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김천은 이날 서울 이랜드와 벌인 안방 경기에서 전반 37분 김현욱의 골로 1년 만에 1부리그로 귀환하게 됐다. 정정용 감독은 시즌 중간 김천에 부임해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9월부터 이어진 부산과의 2파전 구도에서 7경기 무패(6승 1무)를 달리면서 최후에 웃었다. 2013시즌, 2015시즌, 2021시즌에 이어 4번 연속으로 강등 뒤 곧바로 승격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한편 이날 최종전을 끝으로 K리그1에 진출하기 위한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확정됐다.
우승팀 김천은 1부로 직행하고, 2위 부산은 K리그1 11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이게 됐다. 3위 김포FC(승점 60)는 4위 경남FC(승점 50)-5위 부천FC(승점 50)의 준 플레이오프전(단판) 승자와 단판으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다툰다. 여기서 이기는 팀이 K리그1 10위 팀과 승강전을 벌인다.
부문별 수상자도 결정됐다. K리그2 득점왕은 김포의 루이스(16골), 도움왕은 전남 드래곤즈의 발디비아(14도움·14골)가 차지했다. 김포에서 뛰다가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조기전역한 조영욱이 국내 선수로는 가장 높은 득점 3위(13골)에 올랐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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