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기 2골 폭발…셰브첸코 유럽 클럽전 최다 52골 기록
‘주워먹기의 달인’ 필리포 인자기(33·AC밀란). 호리호리한 몸매에 이탈리아 공격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그가 존재 이유를 보여주었다.
AC밀란(이탈리아)은 5일(한국시각) 안방 산시로 경기장에서 열린 2005~200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선제골과 결승골을 터뜨린 인자기의 활약에 힘입어 3-1로 올랭피크 리옹(프랑스)을 물리치고 4강에 선착했다.
AC밀란은 전반 25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클라렌스 시도르프의 크로스를 인자기가 머리로 받아넣어 기선을 잡았으나 6분 뒤 골문 앞 혼전상황에서 리옹의 마하마두 디아라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했다.
잠그기에 들어간 리옹을 쉼없이 몰아붙이던 후반 43분. 안드레이 셰브첸코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강하게 날린 슛이 좌우 골대를 맞고 나오자 달려들던 인자기가 밀어넣어 극적인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리옹은 만회골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오히려 추가시간 3분에 수비수의 백패스를 가로챈 셰브첸코에게 세번째 골을 허용해 무너지고 말았다.
AC밀란은 바이에르 뮌헨(독일·16강), 올랭피크 리옹(프랑스·8강) 등 각국 리그 1위팀을 차례로 격파하며 챔피언스리그 7번째 우승을 향해 나아갔다. 이번 리그 10경기에서 9골을 기록한 ‘득점기계’ 셰브첸코는 이날 골로 유럽축구연맹이 주관하는 클럽대항전에서 통산 52골을 기록, 레알 마드리드의 라울(51골)을 제치고 최다골 신기록을 세웠다.
비야레알(스페인)과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이 경기에선 비야레알이 1-0으로 승리해, 1·2차전 합산 2-2가 됐으나 원정골(1골) 성공으로 4강에 올랐다. 비야레알은 후반 13분 후안 리켈메의 프리킥을 수비수 로돌포 아루아바레나가 헤딩골로 연결시켜 챔피언스리그 첫 출전 4강의 기쁨을 누렸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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