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붕’ 나는 프라이 스위스의 ‘돌아온 골잡이’ 알렉산더 프라이가 골문을 향해 달려가자, 코트디부아르의 수비수가 백태클로 간신히 막아내고 있다. 바젤/AP 연합
평가전으로 본 스위스-프랑스 전력 집중분석
베일 벗은 스위스…코트디부아르와 1-1 비겨
프라이-슈트렐러 ‘칼날 투톱’…‘옆구리’엔 빈틈
독일월드컵 G조 한국의 세번째 상대인 스위스가 소집 일주일만에 처음으로 평가전을 치렀다. 스위스는 28일(한국시각) 안방인 바젤 세인트 야곱 파트에서 열린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서 전반 32분 트랑퀼로 바르네타(21·바이어 레버쿠젠)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2분 에메르스 파예에게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측면공격이 날카로웠지만 바로 그 측면에서 수비의 약점을 노출했다. 스위스는 31일 이탈리아, 6월4일 중국과 평가전을 잇달아 치른다.
빠르고 조직적인 공격=4-4-2 전형에서 투톱은 지난 2월 수술을 받은 뒤 최근 복귀한 골잡이 알렉산더 프라이(27·스타드 렌)와 1m95의 장신 마르코 슈트렐러(25·쾰른)가 책임졌다. 주전 공격수 요한 폰란텐(NAC브레다)이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좌절돼 이들이 월드컵에서도 짝을 이룰게 확실시된다. 프라이는 2선까지 마중을 나와 미드필더의 공을 받아 돌아가는 등 컨디션을 많이 회복한 모습이었다. 스위스의 선제골도 프라이의 오버헤드킥이 수비벽을 맞고나온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슈트렐러는 장신이지만 움직임이 둔하지 않았다.
현지에서 경기를 관전한 최경식 위원은 “프라이가 감독에게 후반전도 뛰겠다고 할 만큼 의욕이 넘쳤다. 슈트렐러도 수비수에 대한 스크린이 확실했고, 빈공간으로 찾아가는 능력도 좋았다”며 이에 대한 대비를 강조했다. 좌우 윙백 루도비치 마그닌(27·슈투트가르트)과 발론 베라미(21·라치오)의 측면공격도 두드러졌다. 왼쪽 미드필더 바르네타가 2선에서 노리는 공격도 위협적이다. 특히 후방에서 상대 수비의 뒷공간으로 빠르게 침투시키는 스루패스가 정확했다. 최 위원은 “공수전환이 빠르고 조직력이 탄탄한 팀색깔은 변함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주장인 수비형 미드필더 요한 포겔(29·AC밀란)과 공격형 미드필더 리카르도 카바나스(27·쾰른)는 상대의 공격이 강해서인지 모두 수비에 깊숙이 관여했다. 필리페 센데로스(21·아스널)와 파트리크 뮐러(30·올랭피크 리옹)가 중앙수비 선발로 나왔다.
코비 쿤 감독 “만족”=코비 쿤 스위스 감독은 “아프리카의 베스트팀을 맞아 잘 싸웠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후반전 상대에게 밀린 것에 대해서는 “훈련한지 며칠되지 않았다. 컨디션이 100%가 아닌 것은 당연하다”며 보호막을 폈다. 20대 초반선수들이 많아 위기관리능력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걱정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구멍도 있다=윙백들의 오버래핑이 잦다보니 측면공간이 노출됐다. 특히 왼쪽윙백 마그닌이 상대의 빠른 측면공격에 공간을 쉽게 내줬다. 센데로스 등 중앙수비수도 민첩함이 다소 떨어졌다. 코트디부아르에 동점골을 안긴 상황처럼 수비진들이 뒤로 처져 있다보니 중거리슛을 많이 허용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앙리 빠진 프랑스 강호 멕시코에 1-0 승
‘완벽한’ 포백…무뎌진 지단은 실수 연발
독일월드컵 G조 한국의 두번째 상대인 프랑스대표팀은 역시 강했다.
프랑스는 28일(한국시각) 안방인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전반 추가시간 터진 미드필더 플로랑 말루다(올랭피크 리옹)의 결승골로 북중미 강호 멕시코를 1-0으로 눌렀다. 탄탄한 4백 수비와, 파트리크 비에라(유벤투스)-클로드 마켈렐레(첼시)로 이어지는 중원의 압박은 좀처럼 틈이 보이지 않을 만큼 강한 위용을 자랑했다. 특히 이날 첫선을 보인 왼쪽윙백 에리크 아비달(올랭피크 리옹)-말루다로 이어지는 왼쪽라인은 공수를 주도했다.
아비달-말루다 왼쪽공격 ‘위력적’=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말루다는 결승골 뿐만 아니라 발이 느려진 지단의 플레이메이커 임무까지 도맡으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윌리엄 갈라스(첼시)의 대체요원으로 평가받았던 수비수 아비달은 갈라스가 중앙수비수로 출장하면서 왼쪽윙백으로 출전했다. 말루다와 호흡을 맞춘 아비달은 과감한 공격지원으로 여러차례 위협적인 크로스를 올렸다.
이날 프랑스의 공격은 주로 좌우측면을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전개됐는데, 상대적으로 측면수비가 취약한 한국과 스위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결장한 티에리 앙리(아스널) 역시 ‘앙리존’(벌칙구역 왼쪽)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왼쪽공격을 좋아한다. 오른쪽 윙백 송종국(수원 삼성)이 아직 100%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한국팀에겐 큰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무뎌진 지단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지브릴 시세(리버풀) 투톱의 2선에 자리잡은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은 후반 15분 교체될 때까지 부진을 거듭했다. 지단은 이날 A매치 100경기 출장을 기록하며 안방팬들의 환호를 받았지만, 여러차례의 패스미스로 현지언론으로부터 일제히 “파리에서의 마지막 경기에서 가장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에이피(AP)통신>은 “굼뜬(slack), 둔한(sluggish)”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그의 플레이는 멕시코 수비에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했다”고 평했다. 34살 노장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후반 체력싸움에 승부를 걸어야= 레이몽드 도메네크 프랑스 감독은 경기 뒤 “4백 수비들이 승리를 이끌었다”며 만족해했다. 그의 말처럼 좌우윙백 아비달과 윌리 사뇰(바이에른 뮌헨)은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며 쉼없이 공격에 가담했고, 릴리앙 튀랑(유벤투스)이 버틴 중앙수비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러나 프랑스는 후반 들어 미드필더인 마켈렐레(33세)와 비에이라(30세)의 체력이 떨어졌고 이들이 교체된 뒤엔 중원장악에 실패하며 몇 차례 수비공간을 허용하기도 했다. <디피에이(DPA)통신>은 “프랑스가 브라질의 월드컵 2연패를 저지하려면 남은 2주 동안 극적인(dramatically) 전력향상이 필요하다”고 이날의 경기를 평가했다. 프랑스는 31일 안방인 랑스에서 덴마크와 두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프라이-슈트렐러 ‘칼날 투톱’…‘옆구리’엔 빈틈
앙리 빠진 프랑스 강호 멕시코에 1-0 승
‘완벽한’ 포백…무뎌진 지단은 실수 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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