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리그 창고정리 세일?

2부리그 강등 유벤투스 칸나바로, R마드리드 행 결심
리버풀, 트레제게에 눈독…부폰 “이탈리아에 남겠다”

‘철퇴’를 맞은 세리에A의 ‘2006 대 바겐세일’이 시작된 것일까?

이탈리아 세리에A의 승부조작 파문의 재판결과가 나오기 무섭게 소속 선수들의 이적설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부자구단들이 분위기를 이끌며 이탈리아산(産) 축구스타들을 향해 돈가방을 열어보이고 있다.

첫 테이프는 이탈리아대표팀의 주장이자 중앙수비수인 파비오 칸나바로(33·유벤투스)가 끊을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17일(한국시각) 칸나바로가 레알 마드리드로 옮기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칸나바로가 전 유벤투스의 감독이었던 파비오 카펠로 레알 마드리드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뛰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카펠로 감독이 라몬 칼데른 레알 마드리드 구단 회장에게 칸나바로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브라질의 플레이메이커 카카(24·AC밀란)와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잉글랜드의 구단들도 군침을 흘리기는 마찬가지. 리버풀의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은 16일 “그 팀들엔 좋은 선수들이 많으며 우리는 그들에게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최전방 공격수를 찾고 있는 리버풀은 다비드 트레제게(29·유벤투스)에 관심이 있으며, 미드필더 마우로 카모라네시(30·〃)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이 확실시된 뤼트 판 니스텔로이(30)의 대안을 찾기 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발걸음도 바쁘다. 맨유는 지난 시즌 세리에A 득점왕인 루카 토니(29·피오렌티나)의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미드필더 파벨 네드베트(34·유벤투스)와 젠나로 가투소(28·AC밀란)에게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앨릭스 퍼거슨 감독은 “몇몇 클럽은 다음 시즌 세리에A로 복귀할 수 있기 때문에 임대로 데려오려 한다”며 관심을 보였다.

몸값이 만만치 않은 이들의 이적이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유벤투스의 지오반니 코볼리 킬리 새 회장은 “정당한 금액일 경우에만 선수들을 팔 것”이라며 강한 입장을 드러냈다. 오랫 동안 몸 담았던 팀과 리그를 떠나길 꺼려하는 선수들의 의사도 걸림돌이다. 잔루이지 부폰(28·유벤투스)의 에이전트인 실바노 마르티나는 17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부폰은 이탈리아에 남길 원한다. 그의 목표는 세리에A”라며 아스널로의 이적설을 부인했다.

승부조작에 관여한 유벤투스·라치오·피오렌티나는 판결에서 2부리그 강등이라는 처벌을 받았다. AC밀란은 세리에A에 잔류하게 됐지만 강등된 3팀과 함게 승점 감점을 받은 채 새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박현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