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눈 질끈 감고…. 북한의 수비수 엄정란(오른쪽)과 일본의 사와 호마레가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애들레이드/AFP 연합
3·4위전 일본 3-2 눌러
중국, 호주 꺾고 우승
중국, 호주 꺾고 우승
그들은 강했다.
지난 27일 중국과의 4강전(0-1)에서 아쉽게 패한 뒤 주심에게 발길질을 하고 물병을 던지며 난동을 부렸던 북한 여자축구. 그 사건으로 주전 3명이 출장정지를 당했지만 그네들은 여전히 아시아 정상급이었다.
북한 여자축구가 일본을 누르고 2007 중국 여자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했다. 북한은 30일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3~4위전에서 리은숙의 선제골과 리은경의 추가골을 앞세워 일본을 3-2로 눌렀다. 3위를 차지한 북한은 개최국 중국, 오스트레일리아와 함께 아시아에 배당된 여자월드컵 본선 티켓(3.5장)을 나눠 가졌다. 4위로 밀린 일본은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3위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북한은 전반 23분 리은숙이 벌칙구역 오른쪽에서 오른발슛으로 첫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이어 전반 33분과 39분 리은경이 연달아 두골을 성공시키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2003년 결승전에서 북한에 1-2로 무릎을 꿇었던 일본은 전반과 후반 1골씩 터뜨리며 추격했으나 북한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4위에 그쳤다.
이어 열린 결승전에선 중국이 오스트레일리아와 연장전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들어간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하며 7년 만에 아시안컵을 차지했다.
한편, 북한 <중앙통신>은 29일, 중국과의 준결승전에서 일어난 심판 판정과 관련해 “북한이 중국전 재경기와 항의 선수 징계철회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축구협회 김정수 서기장은 대회조직위원회에 항의각서를 보내 “7월27일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에서 진행된 조선(북한)과 중국의 경기는 심판원들의 고의적이고 노골적인 편심행위로 인해 조선팀이 0-1로 패한 것으로 선언됐다”고 주장했다. 김 서기장은 “경기를 부당하게 심판한 이탈리아 주심과 오스트레일리아 선심을 엄격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며 “아시아축구연맹과 대회조직위원회는 조선축구협회가 제기한 문제들을 원칙적으로 검토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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