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골잡이 디디에 드로그바가 19일(한국시각) 챔피언스리그 A조 FC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런던/AP 연합
FC바르셀로나 꺾고 챔피언스리그 3연승
결승골 드로그바, 부상 동료에 영광 바쳐
결승골 드로그바, 부상 동료에 영광 바쳐
‘태권 브이(V)와 마징가 제트(Z)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엉뚱한 상상과도 같은 경기였다. 이런 두팀이 붙다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연패를 노리는 첼시. 석유재벌 러시아 구단주가 기름진 생존을 보장하며 최근 3년간 1억4000만파운드(3220억원)를 풀어 세계 축구스타들을 ‘헤쳐 모여’시킨 다국적 군단이다.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FC바르셀로나. 삼성 로고를 유니폼에 찍은 첼시와 달리, 유니세프 로고를 박은 바르셀로나는 언제나 씩 웃는 호나우지뉴(브라질)의 미소만으로도 ‘박애’를 품은 팀 색깔이 설명이 되는 팀이다.
그들이 만났고, 첼시가 웃었다. 19일(한국시각) 첼시의 안방인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06~200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32강) A조 3차전. 승부는 ‘부자구단’ 첼시와 가장 동떨어져 보이는 코트디부아르 출신 디디에 드로그바(28)의 발끝에서 갈렸다. 7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나 벌써 3명의 자녀를 둔 드로그바는 후반 2분 아프리카 토속춤을 추듯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유럽 최고의 ‘득점기계’ 안드리 솁첸코(우크라이나)의 입단에도 입지가 흔들리지 않은 드로그바는 프리미어리그 초반 8경기에서 5골을 넣은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경기 뒤 “(두개골 골절상을 당한 세계적인 골키퍼) 페트르 체흐를 위해 승리가 필요했다”고 팀 동료에게 골을 바쳤다. 항상 돈보다 조국과 자녀, 친구들이 먼저라는 그답다. 구단주가 불륜으로 아내한테 위자료 10조원의 이혼소송을 당할 위기에 처한 첼시는 3연승으로 조 선두로 나섰다.
‘축구천재’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사비 에르난데스(스페인) 데쿠(포르투갈) 등의 결정적인 슈팅이 막힌 바르셀로나는 1승1무1패로 불안한 조 2위를 유지했다. 두팀은 최근 3년간 챔피언스리그에서 계속 만났으며, 2년전에는 첼시가 16강전에서 바르셀로나를 꺾었고, 지난해에는 바르셀로나가 8강전에서 첼시를 꿇어 앉혔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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