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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득점왕 예약 발싸움 천재 자존심

등록 2006-10-24 22:16

성남 우성용-FC서울 박주영
25일 맞대결…서울, 4강 관건
‘키다리 남자’가 있다. 막내딸 소윤이가 아파 울기도 많이 울었다. 젖먹이 아기가 네번이나 심장수술을 받았다. 다섯살이 된 딸은 2004년 4차 수술을 끝으로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는 마음 속에 품은 딸과의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했다. 득점왕. 늦었지만 올해 딸에게 아빠의 선물을 안겨줄 수 있을 것 같다.

우성용(33·성남 일화·191cm·오른쪽 사진)은 K리그 후기리그 3경기를 남기고 14골로 득점 1위에 올라있다. 2위 뽀뽀(부산 아이파크)와는 4골차다. 1996년 부산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그는 한골만 더 넣으면 역대 네번째로 프로통산 100골 고지도 오른다. “딸이 이제 완치됐어요. 득점왕이 되는데 70~80% 정도 넘은 것 같습니다. 2년 정도 더 하면 최다골 기록도 넘을 수 있겠죠.” 그는 최다골 신기록(114골)을 갖고 있는 김도훈(36) 코치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도훈 선생님이 골을 넣는 노하우를 많이 가르쳐줍니다.”

‘축구천재’로 불리던 또다른 남자의 얘기다. 신문 사회면에 기사가 나올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킨 그는 8월26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를 끝으로 선발출전을 못하고 있다. 후반 중·후반에 겨우 그라운드를 밟는다.

이장수 FC서울 감독은 “더 좋은 컨디션을 가진 선수가 있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말해왔다. 지난 21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3개월여만에 골을 넣었다. 달려나오던 문지기를 슬쩍 제치고 왼발로 넣었다. 그 모습은 예전의 박주영(21·FC서울·왼쪽)다웠다. 구단 관계자는 “기분이 좋다는 말을 많이 했다. 골에 대한 조바심을 털게 돼 도움이 됐을 것이다”고 전했다.

두 남자가 맞붙는다. 2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성남이 경기를 갖는다. 우성용은 득점왕 예약과 100호골 고지를 위해 뛴다. 박주영은 2개월 만에 선발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공격형 미드필더 히칼도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해 박주영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장수 감독도 프로축구연맹에 제출한 선수명단에 박주영을 선발자리에 올렸다.

서울은 중요한 경기다. 전·후기 통합승점 순위 4위인 서울은 5위 인천 유나이티드에 승점 2점이 앞서있다. 성남을 이기고 달아나야 4강 플레이오프 한장을 차지할 수 있다. 전기 우승팀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이미 확정된 성남이 플레이오프 캐스팅보트를 쥐었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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