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이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오늘 분패를 내년 세계대회의 밑거름으로 삼겠습니다."
19세이하(U-19) 청소년축구대표팀의 조동현(55) 감독은 8일 밤(한국시간) 인도 콜카타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에 분패한 뒤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년 캐나다 세계청소년대회 티켓을 따내긴 했지만 대회 3연패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한국이 일본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도 전.후반과 연장 120분 혈투에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패한 데 대해 "우리 선수들의 개인기량이 일본보다 월등히 앞섰다. 그렇지만 후반 일본 선수가 퇴장당한 다음 찾아온 몇 번의 좋은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결국 패인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그는 "비가 온데다 잔디가 거칠어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못했다. 이럴 땐 과감하게 볼을 차야 하는데 우리 선수들이 너무 곱게, 그리고 완벽하게 찬스를 만들려다 보니까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업축구 N리그 강호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8년째 지휘봉을 잡아오다 지난 해 11월부터 청소년팀을 맡은 조 감독은 "이번 대회는 우리 선수들의 가능성을 발견했지만 과제도 많이 남겼다. 선수들이 국제 경험을 더 쌓고 침착해져야 한다"며 "사실 U-19 청소년팀이 성인대표팀이나 내년 한국에서 세계대회를 개최하는 U-16 청소년팀에 비해 푸대접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선수 차출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이미 세계대회에 나간 적이 있는 신영록(수원) 외에도 심영성(제주), 송진형(서울), 이상호(울산), 신광훈(포항) 등 재능있는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경험과 자신감을 갖게 된 게 수확이라면서 "우리 팀의 경기 내용이 가장 좋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축구는 결국 결과가 말해주지 않느냐. 보완점을 개선해 내년 세계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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