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국에 13-1 타격감 조율…11일 대만 라뉴전
삼성 라이온즈에 야구는 ‘3회말 3아웃까지’다. ‘지키는 야구’를 표방하는 선동열 감독에게 5회 이전에 선취점을 뽑는 것은 이기기 위한 최소한의 밑천이다.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6에 참가한 삼성의 고민은, 타자들이 투수의 공을 처음 만나는 3회 이전에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상대 투수가 초일류가 아닌 다음에야 두번째 대결부터 공을 쳐내는 건 힘든 일이 아니다. 문제는 첫 대결에서 안타를 뽑아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선취점을 뽑고, 중간계투를 지나, ‘KO펀치’라도 가동해볼 수 있다.
“우리가 10점을 뽑을 수 있을까?”=선동열 감독의 걱정섞인 기대와 달리 승부는 삼성의 대승으로 끝났다.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중국 올스타와의 2차전은 관중수 2024명이 증명하듯 이미 승부가 예상된, 일방적인 경기였다. 삼성은 3번 양준혁을 제외한 선발타자 8명이 모두 안타를 쳐내며 13-1,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4회 김한수의 2루타와 상대 실책으로 2점을 앞서간 삼성은 5회에만 타자일순하며 10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리를 결정지었다. 마운드에선 선발 전병호가 6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뽑아내며 4안타 1실점으로 잘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라뉴 베어스전도 이러면…=이날도 삼성 타자들은 3회까지 안타를 하나밖에 쳐내지 못했다. 경기 뒤 선동열 감독은 “처음 상대하는 투수라 구질 파악이 쉽지 않았다”며 “(타자들이) 4회 이후 자신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다행히 중국 타자들도 전병호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지만, 11일(오후 7시) 맞붙는 대만의 라뉴 베어스(tvN 생중계)는 지난 9일 중국 투수들을 상대로 3개의 홈런을 뽑아낸 팀이다. 삼성전 선발이 예상되는 좌완 우스요우는 정규시즌 17승(3패)을 거둔 투수로 평균자책 2.27, 삼진 142개를 기록한 팀의 에이스다. 이에 맞서 삼성은 제이미 브라운을 필승 카드로 선택했다.
라뉴 전력 만만찮네=라뉴는 10일 닛폰햄 파이터스에게 1-2 역전패를 당했지만 7회까지 1-0으로 앞서며 삼성보다 선전을 펼쳤다. 결승에 오르기 위해선 두팀 모두 상대를 반드시 꺾어야 하는 절박한 처지다. 선 감독은 “상대 역시 최고투수를 내보낼 것”이라며 “3점 안팎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타자들이 오늘 대승으로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는 선 감독의 믿음에 삼성 방망이들이 보답할 수 있을까?
도쿄/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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