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짜릿할 수는 없다!’ 수원 삼성의 백지훈(가운데)이 12일 K리그 플레이오프 포항 스틸러스와의 4강전에서 후반 9분 결승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학구파 김학범 감독, ‘스타 차범근’과 정상 다툼
수원 백지훈 PO 4강 결승골…포항 결승문턱 또 눈물
수원 백지훈 PO 4강 결승골…포항 결승문턱 또 눈물
은행원 출신의 김학범 성남 일화 감독. ‘불세출의 스타’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 둘이 올 시즌 K리그 정상을 다툰다.
국민은행에서 무명의 선수생활을 하다 은퇴 뒤 은행창구에서 대출담당을 하기도 했던 김학범 감독. 지난 여름 명지대 체육학 박사학위를 딴 ‘학구파’ 김 감독이 최근 작고한 차경복 전임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지 2년 만에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았다.
성남은 11일 안방인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06 삼성하우젠 K리그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전반 40분 모따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겨 챔피언전에 선착했다. 국가대표 경력은 커녕, 프로선수 생활도 못해본 김 감독의 맞상대는 ‘슈퍼스타’ 출신 차범근 수원 감독.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포항 스틸러스의 플레이오프 4강전. 3만7256명의 관중이 몰려들었고, 수원팬들은 우승을 뜻하는 ‘별’이 그려진 카드섹션을 하며 수원의 승리를 기원했다.
미드필드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인 두팀은 득점없이 전반 45분을 흘려보냈다. 팽팽한 균형에 금이 간 건 후반 9분. 미드필드 중앙에서 공을 잡은 백지훈(수원)이 아크 앞까지 치고들어가다 통렬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렸고, 공은 크로스바를 한번 맞은 뒤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골을 뺏긴 포항은 후반 12분 이동국을 투입했고, 수원은 이동국의 투입을 대비해 대기시켰던 이싸빅을 들여보내 한골을 끝까지 지켜냈다.
경기 뒤 차범근 감독은 올 여름 FC서울에서 데려온 ‘이적생 복덩이’ 백지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차 감독은 웃느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반에 백지훈을 좀 처지게 놓았는데, 후반에 김진우를 넣으면서 지훈이를 앞쪽으로 올려 2선에서 팔딱거리며 뛰게 했는데, 딱 골을 넣는거예요. 이럴 땐 정말 기분만점이죠.” 평소 차분한 차 감독답지 않게 잔뜩 들떠 있었다. 주장 김남일이 부상으로 빠지고, 송종국과 김대의도 몸상태가 좋지 않았는데도 값진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전기 1위 성남과 후기 1위 수원이 맞붙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19일 오후 2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2차전은 25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다.
수원/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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