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리 솁첸코
프리미어리그 이적 뒤 17경기 3골
기대치가 너무 컸던 걸까? ‘득점기계’ 안드리 솁첸코(30·첼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적응기간이 오래간다. 지난 여름 500억원이 넘는 이적료로 첼시 유니폼을 입을 땐 상상하지 못한 그림이다. 반환점을 돈 2006~2007 프리미어리그에서 솁첸코가 거둔 성적표는 18경기 3골. 7시즌 동안 199경기를 뛰며 122골을 몰아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의 활약에 비한다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26일 밤(한국시각) 레딩FC와의 경기(2-2무)에서도 득점없이 후반 교체돼 나왔다. 첼시의 조제 무리뉴 감독은 시즌 초반 4-3-3이던 포메이션을 솁첸코의 영입과 함게 4-4-2로 바꾸며 ‘귀빈대접’을 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대신 솁첸코의 영입은 지난 시즌 원톱이던 디디에르 드로그바(28)를 자극했다. 드로그바는 26일 레딩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넣으며 득점 선두(12골)를 달렸다. 반면 솁첸코는 이날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다 후반 벤치로 물러났다. 시즌 전 이적설이 나돌던 드로그바와 솁첸코의 처지가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성급한 팬들은 솁첸코의 AC밀란 복귀를 바라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 뿐. ‘월드컵 휴유증’, ‘서로 다른 두 리그의 축구스타일’ 등 다양한 원인이 제시되고 있지만, 정작 솁첸코 본인은 아직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솁첸코는 이달 중순 <비비시(BBC)>에서 “모든 소문은 말뿐”이라며 “무리뉴 감독을 신뢰하며 그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무리뉴 감독은 “솁첸코에게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며 비난에 시달리는 솁첸코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는 첼시의 감독과 구단주가 언제까지 솁첸코를 기다려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솁첸코이기에 그의 발 끝엔 더욱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한편, 이날 첼시-레딩 경기에서 설기현은 결장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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